미국에서 정치·외교 분야 정책연구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아메리칸 인터레스트’에 실린 공개서한에 따르면, 총 90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이 자유세계의 질서로부터 사실상 후퇴하는 일을 옹호할 뿐 아니라, 전략적 측면에서 무모함에 가까운 성향을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외교정책은 미국의 동맹과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 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를 주도한 정책연구기관 애틀랜틱카운슬의 알리 윈 비상임연구원은 트럼프의 외교정책에 반대하는 이유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태평양 지역에서 지닌 영향력을 적극 지원한 일본과 한국과 같은 유서깊은 동맹국들과의 관계로부터 ‘걸어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을 거론했다.
윈 연구원은 또 트럼프가 지난 4월 유세하면서 일본과 핵으로 무장한 북한 사이의 군사적 충돌을 방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인 점도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지지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공개서한에 참여한 연구원 중에는 미중관계센터의 존 들루리 박사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스티븐 해거드 연구원 등 동북아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이들도 이름을 올렸다.
‘아메리칸 인터레스트’는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와 프랜시스 후쿠야마, 새뮤얼 헌팅턴 등 세계적인 학자들이 공동 설립한 외교·안보 전문매체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지미 웨일스 위키백과 창립자 등 미국의 정보기술(IT)분야 인사 145명이 함께 트럼프 반대 성명을 냈고, 지난 3월에는 마이클 처토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을 비롯한 보수성향 외교·안보전문가 65명이 트럼프 반대를 집단 선언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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