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외부 일정을 핑계로 회의에 불참한 홍윤식 행정자치부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크게 꾸짖었다. 국무위원들은 말로는 국가 위기라면서도 정작 대통령이 주재하지 않는 회의에는 대부분 후임자를 대리 참석시켜온 것으로도 드러났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 대책 특위에는 기획재정부, 행자부, 고용부의 업무보고가 있었으나 단 한 명의 장관도 출석하지 않았다. 장관들을 대신해 최상목 기재부 1차관, 김성렬 행자부 차관, 고영선 고용부 차관이 대신 자리를 지켰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이를 두고 장관들의 행태를 꾸짖었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행자부와 고용부 장관의 불참 사유는 인천고용복지센터 개소식 참석”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 행사에 참석한다면 나머지 부처는 차관이 가면 되는데 굳이 두 분이 참석 안 한 거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 차 중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불참했다.
김 의원은 “세 분 차관이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대한민국 존립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언행이 불일치한다”고 꾸짖었다.
기존에도 국무위원들은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은 인식한다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다른 이유를 들며 참석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21차례 회의하는데 4번은 열네 분의 정부위원이 전부 참석했다”며 “그때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셨기 때문이고 나머지는 거의 대참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실질적으로 국가의 존망을 좌우할 인구문제에 대해서 정부의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며 나경원 특위 위원장에게 주무부처 장관의 출석을 촉구했다.
나 위원장은 “기재부는 1급 정도 참석하겠다는,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의사를 전해왔을 때 과연 기재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중요한 국가 아젠다 중 하나다. 차관들이 돌아가서 장관들이 적극 참석할 수 있도록 전달해달라”고 주문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