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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해외건설] 대림산업,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이슬람 상징·디자인·기도실 등 ‘현지화 전략’

자원대국 브루나이 인프라 시장 진출 주춧돌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는 대림산업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교량 건설이다. 동시에 브루나이 최초의 해상특수교량이기도 하다. 대림이 이 같은 상징적인 해외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국내에서 서해대교와 이순신대교 등의 공사를 맡으면서 쌓은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또 이 프로젝트는 대림이 오랜 기간 브루나이에서 쌓아온 신뢰의 결실이기도 한다. 실제 대림은 지난 1970년 천연가스 액화공장을 건설하면서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브루나이에 진출했다.

◇브루나이 최대 규모 단일 교량=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는 단일 교량으로는 브루나이 최대 규모다. 대림산업은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게 된다. 또 사장교와 함께 접속도로 및 2㎞에 이르는 기존 도로 확장, 인터체인지 2개소 건설도 수행한다. 교량은 총 길이 622m, 주경간장 300m 규모에 이르며 왕복 4차로와 1주탑 사장교로 구성된다. 브루나이 대교 주탑의 높이는 157m로 완성 시 브루나이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이 된다.

이 대교는 단순한 교량 건설 프로젝트가 아니다.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다. 이 공사는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관통하는 브루나이강의 양쪽 지역, 캄풍 순가이 케분 지역과 잘란 레지던시 지역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브루나이 정부가 남부 지역을 개발하고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발주했다. 올해 교량이 완공되면 기존의 40㎞에 이르는 거리가 약 622m로 단축된다.

◇고객 마음 훔친 현지화 전략으로 수주=대림산업은 2013년 브루나이 정부가 발주한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건설 공사를 약 1,233억원에 수주했다. 입찰 당시 현지 기업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제약조건에도 불구하고 브루나이 건설 업체인 ‘스위(SWEE)’와 컨소시엄을 맺어 입찰 자격을 얻었다.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는 브루나이의 첫 번째 특수교량. 이 때문에 기술적인 면은 물론이고 국가의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 디자인 측면에서도 발주처의 요구조건이 까다로웠다.



대림산업은 브루나이의 국교가 이슬람교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 이슬람 기도실을 설치하는 등 교량에 문화를 담아내고자 했다. 주탑의 최고 높이도 국왕의 생일인 7월15일(영어식 표기 157)을 기념해 157m로 잡았다. 그 결과 해외 경쟁업체보다 높은 공사금액을 제시하고도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자원대국 브루나이 시장 공략 박차=브루나이는 인구가 40만명에 불과하지만 풍부한 원유와 천연자원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6,000달러에 달하는 작지만 강한 국가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브루나이 정부가 석유·천연자원 중심의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신사업 육성에 기반이 되는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앞으로 인프라 개발과 공장 설립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림은 4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구축한 브루나이 정부와의 신뢰관계를 통해 향후 브루나이 인프라 개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실제 대림은 지난해 2월 브루나이에서 두 번째 교량인 템부롱 교량 2구간 공사를 약 4,830억원에 따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템부롱 교량 3구간 공사를 약 2,100억원에 연이어 수주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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