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사육장 밖으로 던진 돌에 맞아 7세 소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모로코 라바트의 한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코로 사육장 울타리 밖으로 던진 돌이 7세 여자 어린이의 머리에 맞았다. 코끼리가 실제로 돌을 던진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머리를 다친 소녀가 앰뷸런스를 기다리는 모습은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됐다.
부상을 입은 소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몇 시간 뒤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로코 현지언론에 따르면 동물원 측은 코끼리 사육장이 국제 규격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에 책임지기를 거부하고 있다. 동물원 측은 성명을 내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도 “이런 종류의 사고는 드물고 예측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동물원은 미국 올랜도의 디즈니 월드에서 2세 어린이가 악어의 공격을 받은 사고, 신시내티 동물원에서 3세 어린이가 고릴라 우리에 빠진 사고 등을 거론했다.
SNS 상에서는 코끼리가 돌은 던진 것에 대한 동물원의 책임을 떠나, 동물원에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지 않고 멀리서 오느라 응급처치가 늦어져 소녀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학계에서는 코끼리가 사육장 밖으로 돌을 던지는 사건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암보셀리 코끼리기금의 동물학자 필리 리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끼리가 심하게 불만을 느끼거나 지루할 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끼리가 소녀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고 불만을 나타내려 한 것 같다”며 “우리에 갇힌 동물이 무슨 짓을 할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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