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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 주민·엘리트 해외탈출 러시 심상치 않다

북한 주민들의 해외 탈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주요 외신과 대북소식통들은 중국과 몰타 등에서 근무하던 해외 근로자나 주재원에 이어 고위장성과 외교관 등의 북한 탈출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에서의 탈북이 둑 터진 듯 이어지면서 북한 지도부로서는 체제 단속에 비상이 걸렸을 법하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핵심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군 총정치국에서 김정은의 자금을 관리했던 장성급 인사가 탈북했다는 소식은 상층부의 이반현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생계형 탈북에서 벗어나 자녀 교육이나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과감히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망명한 엘리트가 40명에 달하고 올 들어 탈북민 숫자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사실은 북한정권의 균열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다만 탈북자들이 껄끄러운 한중 관계나 류경식당 여종업원의 신원공개를 의식해 한국으로의 망명을 꺼린다는 점은 우리 정부의 신중한 대처를 요구하는 대목일 것이다.

이런 탈북행렬은 무엇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영향이 크다. 핵 개발에만 매달려 해외 인력을 돈벌이 수단으로 내몰거나 체제 단속 때문에 권력기반을 무너뜨리는 자승자박에 빠진 꼴이다. 북중 접경지역 북한 군인들이 보급품 부족으로 중국에 넘어가 강도행각을 벌인 것과 인터파크를 해킹해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게 단적인 사례다. 대북 제재 무용론을 위해 전시 예비물자까지 동원하고 있다니 더 이상 버티는 데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북한 핵심계층의 동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북한 정권이 주민 동요를 막겠다며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남측을 겨냥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북한이 16년 만에 남파간첩 지령용 난수 방송을 재개하고 대남 전단을 무차별 살포한 것도 심상치 않다. 이럴 때일수록 대북 경각심을 높이고 대남 도발에 맞설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한다. 북한 지배층의 동요가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로 주도면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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