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BOE가 11억7,000만파운드 규모의 장기국채를 사들이려 했지만 정작 매입에 성공한 국채는 11억2,000만 파운드어치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BOE가 자산매입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 2009년 양적완화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BOE의 국채매입이 목표치에 미달한 것은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장기국채를 매각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FT는 돈을 풀려는 BOE가 웃돈을 주면서까지 국채를 매입하려 했지만 장기적 자산운용 계획에 따라 국채를 쌓아두려는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대신 이들 기관은 금리가 낮은 단기국채 매각에는 적극적이다. 신문에 따르면 8일 실시된 BOE의 단기국채 매입에서 기관들은 앞다퉈 3년물과 7년물 국채 물량을 내놓아 BOE의 목표치 11억7,000만파운드 대비 매각물량 비율이 3.63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장기국채 매입이 목표치에 미달하면서 BOE 정책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FT와 인터뷰한 데런 버스틴 로열런던자산운용 파생상품 부문 대표는 “BOE가 시장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에 매입 부족분이 그나마 5,000만파운드에 그친 것”이라며 “양적완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상품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미툴 파텔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 채권 부문 대표는 “장기국채를 매입하려는 첫 시도가 실패하면서 BOE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BOE는 장기국채 매수가 목표치에 미달한 것은 통상 8월에 거래가 드물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FT와 인터뷰한 BOE 관계자는 “물량부족분이 많지 않았고 휴가철이어서 거래량이 적었다”며 “우리는 앞으로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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