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러지는 선거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상원 100석 가운데 34석, 하원 435석 전체에 대한 투표가 동시에 진행된다. 현재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현지 언론은 특히 민주당이 상원 권력을 차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4석, 민주당 46석(무소속 2석 포함)으로 분포돼 있다. 올해 선거가 실시되는 34석 가운데 24석이 공화당 의석이며 격전지 10곳 중 네바다를 제외한 9곳도 공화당 의석이다. 공화당이 장악한 지역구에서의 선거가 많은 만큼 패배했을 경우의 타격도 더 클 수밖에 없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상원 의석 1석(부통령이 상원의장 겸직)을 덤으로 얻고 공화당 의석 4개를 빼앗아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의 선거전략가들은 트럼프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의회 선거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 공화당은 유권자들의 ‘견제심리’를 자극하는 광고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가 민주당의 손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 의회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를 찍어 행정부와 입법부가 상호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공화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른바 ‘일렬 투표’ 현상이다. 한 투표용지에 대선부터 상하원 투표까지 동시에 하는 선거의 특성상 투표용지 맨 위에 적힌 대선 후보를 선택하면 그 아래에 있는 상하원 후보까지 일렬로 투표한다는 것이다. 겨울에 입는 코트의 옷자락이 바닥까지 닿는 것에 빗대 ‘코트테일(coattail) 효과’로도 불린다. 최근 공화당의 의원 후보들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도 코트테일 효과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전국 단위는 물론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에게 최대 10%포인트 이상 밀리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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