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투자자는 신흥시장 투자에 앞서 거시경제 현안을 점검한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을지, 브라질은 언제쯤 경기침체에 벗어날지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거시경제 상황은 신흥시장 투자와 반드시 밀접한 관련이 없다. 예를 들어 중국은 지난 15년간 연 1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 기간 동안 중국증시는 평균 7% 하락했다. 남아프리카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연 3%에 불과했지만 증시 성장률은 86%에 달했다. 이처럼 경제성장과 증시상승과는 명확한 연관성이 약할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 전망만을 바탕으로 섣불리 투자할 경우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성공적인 투자는 전체시장이 아닌 우량기업 발굴에 달려있다. 거시경제전망에 따르기보단 잠재 성장성이 높은 개별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베어링 운용팀 분석 결과에 따르면 3년 이상의 투자기간을 놓고 볼 때 특정기업의 주가는 실적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기업의 주가상승은 해당 국가 또는 시장요인들보다는 개별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는 말이다.
신흥시장 투자에서는 자신만의 경쟁력을 가지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는 게 제일 바람직하다. 다만 유망기업을 적시에 발굴해 투자성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두 가지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 바로 기업 성장성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도한 가격 지불 이다.
첫 번째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기업분석이 필수적이다. 우선 시장을 이끌며 가격 경쟁력을 지닌 기업일수록 좋은 기업이다. 또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가 중요하다. 창업자가 직접 경영하고 있고 기업 지분도 보유하고 있는 경우일수록 좋은 투자처일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양호한 재무상태는 향후 성장을 위한 필요한 자원 조달은 물론 변동성 높은 시기에 기업 안정성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는 기업도 걸러낼 필요가 있다. 미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일수록 변동성 또한 상당히 높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에 장기 성장 전략을 평가해 앞으로의 성장 전망치를 예측하고 현재 주가가치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 두 가지 함정만 주의한다면 높은 성장성을 지닌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신흥시장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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