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S&T모티브에 따르면 자사가 독점 공급해온 K1·K1A·K2·K2C1·K3 등 군 주력 소총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0일 공문을 통해 국내 D사를 신규방산업체로 지정했다. 산업부는 앞서 조달원 다변화와 안정적 군수품 조달 등을 위해 경쟁체제 도입을 결정했으며, 산업부의 요청에 따라 방위사업청이 해당 업체를 평가한 뒤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방산업체 추가 지정은 군 소총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S&T모티브는 당혹해 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S&T모티브는 43년 전 국방부 조병창으로 출발한 후 우리 군의 주력 소총개발과 생산을 담당해왔다. 특히 유사시 대비계획을 감안해 연간 10만정 이상 생산 가능한 설비와 450명의 방산 생산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S&T모티브 관계자는 “내년부터 소총 수요가 평년 대비 0~20% 수준으로 급감하는 상황에서 고용유지를 위해 비상경영 상태에 들어가 있다”며 “이번 신규업체 지정으로 생산 설비가 두 배로 늘어 과잉투자를 유발하고 숙련 기술자의 고용위기를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S&T모티브지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수십 년 동안 자주국방을 담당해온 기존 업체의 존립을 불가능하게 하고 소총개발과 생산에 전념해온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S&T모티브는 신규업체 지정과정도 졸속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규업체의 생산능력을 판단하는 핵심은 군 소총을 똑같이 생산할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완성총기 시제품 검증’인데 방사청은 이를 간과했고 유사시 안정적 보급이 가능한 공장입지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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