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초등학교 4년이 정규 학력의 전부인 10대가 있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조만석(18·천안시 동남구 신방동)으로, 그는 두 차례 월반으로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고교과정은 검정고시, 대학은 독학사(경영학) 자격을 취득한 뒤 최근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했다. 이는 공인회계사 역대 최연소 합격 기록이다.
조 군은 서울에서 살다가 부모를 따라 4살 때 천안으로 옮겨왔고 2005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조 군은 초등학교에 다닌 4년을 빼고는 학교는 물론 학원 근처에도 얼씬한 적이 없지만 여섯 살에 이미 초등학교 6학년 수학경시대회에서 동상, 일곱 살에 한자 2급 자격을 땄으며 신문을 읽었다.
15살 때인 2013년 그동안 딴 자격증 17개를 가지고 S그룹 고졸 공채에 지원했다가 낙방한 그는, 그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S대 경영학과에 지원했다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2014년 아예 공인회계사 시험에만 ‘올인’했다. 결국 최종 합격해 회계사의 꿈을 이룬 그는 성적도 평균 73점으로 합격자 909명 중 상위권으로 알려졌다.
조 군은 “숫자에 워낙 자신이 있었고, EBS방송 상업경제와 회계원리를 들어봤는데 이해가 잘 돼 시험에 뛰어들 생각을 했다”며 “최종 합격했으니 회계법인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회계감사와 재무자문 등을 공부해 업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세법, 2차 과목인 회계감사가 어렵다고 생각됐는데 막상 해보니 크게 힘들진 않았다”고 말한 조 군은 “어떤 시험문제든 사람이 출제하는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영어에도 신경을 쓰고 민법도 더 꼼꼼하게 들여다볼 생각이다. 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편입한 것도 공인회계사 일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민법이나 세법 등 관련 법률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한편 국내 정상급 회계법인 두 곳에서 벌써 관심을 보여 조 군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회계법인에서 채용면접을 봤다. 조 군은 “아직 어리고, 혼자 공부했다고 해서 그런지 오늘 회계법인 면접에서 사회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처세술이나 이런 게 부족할지 모르지만, 친구도 많고 일을 하면서 배워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며 웃었다.
아버지 조원덕(60)씨는 “마흔셋에 낳은 늦둥이”라며 “유모차를 타고 다닐 때부터 자동차 번호판 숫자를 더해 깜짝 놀랐는데 결국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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