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200여 명이 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가운데, 지카가 풍토병처럼 싱가포르에 토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이미 코르 싱가포르 보건담당 수석 국무장관은 5일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숲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뎅기열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이곳에 머물러 있을 것이며, 종종 감염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숲 모기의 존재와 높은 인구밀도, 그리고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가끔 감염자가 대폭 늘어나는 일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지카의 토착화 전망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코르 장관은 “동남아에는 이미 지카 바이러스가 토착화한 국가가 있는데, 우리도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은 만큼 지카 감염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르 장관의 이같은 인식은 싱가포르 보건당국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관리 방식 변화와도 관련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모든 감염 의심 환자와 확진자를 국가가 운영하는 감염병 통제센터에 격리하던 방식에서, 확진자의 경우라도 살충제 등을 통해 모기 방제만 가능하다면 자택에서 격리 치료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미 싱가포르에 토착화한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 환자 관리 매뉴얼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한편 싱가포르는 지난 5월 브라질을 방문했던 40대 남성의 첫 지카 확진 판정을 시작으로, 지난달 27일 40대 말레이시아 이주여성노동자가 첫 지역감염자로 발생했다.
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확인된 지카 감염자는 모두 242명이며, 이 가운데 임신 여성은 2명이 포함돼 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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