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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 Market] 아폴로 계획과 한국형 항공우주 개발사업

허환일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본지 객원기자

美 암스트롱의 인류 최초 달 착륙

꾸준한 노력·지원이 빚어낸 결실

우주개발 이제 막 첫발 뗀 한국도

난관 헤쳐나갈 용기·뒷받침 필요

허환일




추석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펴낸 ‘한국세시풍속사전’에는 ‘팔월 보름, 가을의 한가운데를 일컫는데 연중 으뜸 명절’이라고 돼 있다. 가배(嘉俳), 가위, 한가위, 중추(仲秋) 등으로도 불린다. 추석 무렵은 좋은 계절이어서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5월은 농부들이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땀을 흘리면서 등거리가 마를 날이 없지만 8월은 봄철 농사일보다 힘을 덜 들이고 일을 해도 신선처럼 지낼 수 있다는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모처럼 가족과 함께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고 덕담을 나누며 힘든 일상을 위로받게 된다.

우리가 바라보는 보름달은 지구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위키피디아에는 ‘달의 지름은 지구의 약 4분의1인 3,474㎞이다. 달의 부피는 지구의 약 50분의1 정도이며 표면에서의 중력은 지구의 약 17%이다’라고 돼 있다. 지구가 달 50개 정도를 품에 넣을 수 있는 크기인 것이다. 지구에서 100㎏인 사람이 달에 가면 17㎏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다. 지구 중심에서 달 중심까지의 거리는 평균 38만4,400㎞이니 지구 30개를 이어 붙이면 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다.

달 위를 걸어 본 사람은 몇 명일까. 지금까지 12명의 미국인이 달 위를 걷고 또 다른 12명의 미국인이 달을 선회했다고 한다. 토머스 존스와 마이클 벤슨의 책 ‘NASA, 우주개발의 비밀(채연석 옮김)’에는 달 산책에 필요한 상식이 소개돼 있다. 1967년 1월27일 아폴로 1호 승무원들은 아폴로 사령선의 모의 카운트다운 중 일어난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아폴로 1호 승무원들의 사망사고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밑바닥까지 뒤흔들어놓았다.

하지만 NASA 연구자들은 결국 실패를 딛고 일어섰기 때문에 실패자가 아닌 경험자가 됐다. 아폴로 2호·3호 비행은 아예 없었다. 아폴로 4호·5호·6호는 발사체인 로켓 새턴V를 시험하기 위한 무인 비행이었고 1968년 10월 비로소 첫 유인 우주비행인 아폴로 7호가 발사됐다. 아폴로 7호 우주인들은 우주에서 10일 이상을 보낸 후 지구로 귀환했다. 아폴로 우주선의 탑승정원은 3명이다. 아폴로 8호는 1968년 12월21일 발사됐는데 승무원들은 지구 궤도를 떠난 최초의 인간이자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의 반대쪽을 본 최초의 인간이 됐다. 1969년 3월3일 발사된 아폴로 9호는 달에 가지는 않았지만 달 착륙선을 궤도상으로 가져가 랑데부와 도킹 과정 등의 시험비행을 모의실험했다. 1969년 5월18일 발사된 아폴로 10호 계획은 최초로 달에 착륙할 아폴로 11호의 계획을 사전연습하는 것을 의미했다. 유일한 차이는 실제 달 착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NASA의 일부 관계자들은 토머스 스태퍼드 선장이 개인의 영광을 위해 아폴로 10호로 기습적인 달 착륙을 감행할까 우려했다.



이런 노력이 쌓여 1969년 7월20일 드디어 아폴로 11호 선장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버즈 올드린이 달 착륙선 조종사인 자신이 먼저 밖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선장인 암스트롱이 그의 제안을 퇴짜 놓았다고 한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대통령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꾸준하게 지원한 결과이다. 1961년 5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의 15분간의 우주비행 경험을 가지고 달에 가겠다는 대담한 결정을 했다. “나는 미국이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켰다가 다시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시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는 것만큼 인류에게 흥미롭고 인상적인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어떤 값비싼 대가라도 치를 것이며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이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내용이다. 미국 최초의 우주인 앨런 셰퍼드의 우주비행 성공 이후 겨우 20일이 지나서였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오늘날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물론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한국형 발사체 조기 개발, 한국형 달 탐사 계획,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 하나같이 쉽지 않고 계속해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것이 연구개발(R&D)의 묘미이자 숙명 아닌가.

허환일 충남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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