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연설문을 사전 입수했다는 의혹을 박근혜 대통령이 인정하고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그간 박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당시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 문란 행위”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공직기강 문란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적폐 중 하나이다. 누구든지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될 경우 누구든지 일벌백계로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씨에게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전달한 사실을 인정함에 따라 이 발언은 부메랑을 맞게 된 것이다.
지난달 22일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관련해 “이런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 전했지만 한 달 만에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또한 신뢰를 잃었다.
하루 뒤인 9월 23일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정부질의에서 “의혹은 누구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의혹 제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사실에 의한 주장을 하는 게 옳다. 이런 유언비어, 불법에 해당하는 것은 의법조치도 가능한 게 아니냐”고 전했다.
하지만 각종 의혹 제기가 이어지고 검찰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됐다.
또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비선 실세는 없다. 박 대통령은 친형제까지도 멀리하는 분”이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과 최씨와의 관계에 대해 “아는 사이일 뿐 절친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역시 은 같은 날 국회에서 최씨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18년간 보좌해온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대통령의 친분, 그런 부분들에 대해 제가 잘 알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는 아직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박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두 비서관이 최 씨를 모른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 밖에도 박 대통령의 25일 대국민사과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일부만 도움을 받았음을 밝혔다.
하지만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사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였다”라는 증언이 나오고, 최씨가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도 개입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는 등 의혹은 높아지고 있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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