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당 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 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며 사퇴 요구를 또 한 번 거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정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고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저에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경에서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은 내용을 인용하며 “간교한 사람의 분별하지 못함으로 인해 대통령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평생 쌓아온 모든 명예와 업적과 수고를 다 잃었고 새누리당은 폭탄 맞은 집이 됐다”고 강조했다. 간교한 사람을 최순실씨로 비유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것이다.
이어서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나 혼자 마음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은 되기 싫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 지역구도를 깨고 당선됏듯이, 무수저 출신이 빈손으로 집권여당의 당 대표에 당선됐듯이, 저 이정현이 이 위기상황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이뤄내도록 위기관리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하도록 한번만 더 용서해주시고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비박근혜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를 새로운 인물로 구성해 새로운 쇄신, 심지어는 당명과 당 로고까지 바꾸는 뼈를 깎는 조치를 안 하면 내년 대선에선 돌아선 민심을 다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예산안 처리와 거국중립내각 구성 이후 사퇴하겠다고 의지 표명을 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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