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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시대적 요청이다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김태영 경희대 교수




인류문명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건을 하나 꼽자면 ‘법인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업의 등장’이다. 현대적 의미에서 기업의 등장은 대체로 산업혁명과 함께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산업혁명 이전에도 이미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등이 기업의 역할을 충분히 했지만, 본격적인 부가가치의 대량 창출은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주식회사 형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의 등장은 인류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기업의 성장과 함께 국부가 비례적으로 증가했고 개인 삶의 질도 현저히 개선됐다.

그러나 기업은 이와 같은 긍정적 효과뿐만 아니라 환경문제·빈부격차 등 부정적 효과도 유발시켰다. 흔히 외부효과라고 부르는 사회적 손실이 나타난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국가는 기업이 야기한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과 노력을 쏟아왔다. 이러한 노력은 특정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를 광범위하게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기술적 문제 등으로 인해 규제 등을 통한 간접적 책임을 묻는 것에만 그쳤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달로 외부효과의 책임소재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자신의 발자국(footprints)을 자신이 지워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의 핵심 개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만들어낸 각종 문제를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윌리엄 워서와 데이비드 챈들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과정과 목표의 관점에서 강조한다.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배려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적 목표를 중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불가피하게 윤리경영, 사회적 기여, 환경문제 등이 핵심 가치가 된다. 특히 환경문제는 해당 기업 및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있어 핵심요소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한 해 전국을 시끄럽게 달궜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나 폭스바겐 배출가스 인증 조작 등 일련의 사태는 기업의 환경책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제 환경문제 해결을 국가에만 맡겨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 법과 규제만으로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영역이 늘면서 기업 스스로 환경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해결하도록 하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필자가 올여름 방문했던 독일의 화학 관련 회사, 네덜란드의 금융회사 등은 이미 기업 활동의 모든 단계에서 CSR를 실천하고 있다. 환경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영업 활동의 모든 단계에 선제적으로 개입하고 영업활동 이후 단계에서도 이미 발생한 문제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각종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기업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바로 CSR인 것이다.

CSR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는 변곡점에 와 있는 우리에게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이다. 정부가 나서서 CSR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환경부가 2017년부터 시행하고자 하는 통합환경관리제도 역시 오염 배출의 원인자인 기업이 스스로 책임을 다해 환경관리 노력을 다하되 기업의 자율과 참여를 더욱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특정 개인 및 기업의 관심사만이 아닌 인류사회 전체의 관심사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의미의 CSR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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