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발 인천행 크루즈가 예상보다 절반 이하로 급감할 전망이다.
22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인천항에는 모두 18척의 크루즈가 63차례 기항할 예정이다. 이는 메르스 여파로 인천항 기항 크루즈가 급감한 지난해 53차례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기대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실적이다. IPA는 올해 18척의 크루즈가 총 131차례 인천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인천항에 들어온 크루즈는 예측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인천항에는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크루즈가 기항을 시작한 이후 매년 10차례 안팎으로 크루즈가 들어오다가 2013년 모두 10척 95차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듬해 세월호 사고 여파 등으로 크루즈 기항이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14척의 크루즈가 53차례 인천항을 찾는 데 그쳤다. 2011년 이후 가장은 횟수다.
인천항만업계는 올해 불거진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간 관계 악화가 중국발 크루즈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일본에 비해 복잡한 입국 절차 등으로 일부 선사 측이 기항지를 일본으로 변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IPA 관계자는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 올해는 사드 등으로 매년 악재가 겹치면서 인천 기항 크루즈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 수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내년에는 총 23척의 크루즈가 79차례 인천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도 예측치에 불과할 뿐 기대를 충족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달 저가 관광상품을 규제하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수를 전년보다 20% 줄이라는 지침을 자국 여행사에 통보했다. 인천항 기항 중국발 크루즈는 승객 1인당 50만∼100만원 가량(4박 5일 기준)의 저가 상품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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