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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현명한 투자가가 되는 법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증권사 근무 초창기에 가졌던 큰 의문은 주식시장을 열심히 연구하는 많은 투자가들이 왜 실패하는가였다. 애널리스트 초년병 시절 선배들의 명백한 전망 실패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경제와 주식시장 예측에 대한 전통적 접근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각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남이 가지 않는 뒤안길에 꽃길이 있다’ ‘대중의 생각과 반대로 해라’ 등의 증시 격언들로 대표되는 반대의견기법에 천착하게 됐다.

우리는 본인이 보유한 포지션으로 미래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에 부정적인 전망을 가진 사람은 당연히 그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우호적인 사람은 이미 매수 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주가 흐름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급이다.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투자가들은 사실 대기수요자들이다. 언제든 마음만 바뀌면 삼성전자를 사들여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물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선·철강 등 거대장치 산업에서 산업 사이클상 하강 직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큰 손실을 초래하는 의사결정자들의 어리석음은 흥미롭다. 자체 연구소, 수많은 전문인력 등 잘못된 판단을 회피할 수 있는 조직적 파워를 갖고 있을 텐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사람들은 남들과 같은 생각을 한다고 느낄 때 편안함을 갖는다. 같이 틀리면 비난이 분산되므로 현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공격당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는 천지개벽할 블랙스완의 결과라고 책임을 전가하면 된다. 문제는 예측 실패에 대한 비난은 피하겠지만 판단 오류에 따른 참담한 결과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행동경제학은 주류 경제학과 다른 차원에서 경제 참여자들의 심리상태를 다뤘다. 인간 개인은 심리학적으로 많은 확증적·편향적 오류를 가진 반면 개인의 합인 대중은 대체로 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대중도 미래는 알지 못하고 여론이라 불리는 대중의 생각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바뀐다는 것이다. 즉 ‘경제는 심리’라는 말은 경제의 방향성은 예측 불허라는 말과 동의어다.

2017년을 앞두고 경제전망이 무성하다. 미국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다. 미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에 머물고 중국의 부진이 한국에 직격탄이 될 것이다. 지난 2001년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많은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경제파국을 걱정했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대중의 생각이 갑자기 바뀐 것이 용기 있게 다른 길로 걸어가는 파이오니어의 매력적인 모습에 영향을 받아서인가. 국민의 뜻을 따르고 있다고 자신 있게 큰소리치다 갑자기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정치인들의 어리석음도 같은 스토리다.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니 내년 경제 전망, 매우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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