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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부동산시장 신성장 동력 '토지임대방식'

김관영 한국리츠협회 회장





오늘은 2016년 마지막 근무일이다. 항상 마지막 날에는 지나간 한 해를 돌이켜보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구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매년 연말에 써오던 ‘다사다난한 한 해’라는 말이 올해처럼 가슴에 와 닿은 적도 드문 것 같다.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경제와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그나마 부동산 서비스산업은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을 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활발했고, 주거 부문에서는 기존에 분양된 주택의 건설 지속과 뉴스테이의 신규 공급 등으로 활발한 투자활동이 이뤄졌기 때문에 부동산 산업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와중에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내년에는 어떠한 변화들이 일어날까 잠시 생각해봤다. 우선 정치권에서 시작된 개혁에 대한 요구가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된다. 또한 미국발 금리 인상 압력이 가중될 거라고 생각된다. 특히 미국발 금리 상승압력은 부동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리 상승은 차입비용의 증가를 초래해 부동산 산업의 위축을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최근의 주거 부문 부동산 개발산업의 호황이나 재개발·재건축·분양권 시장은 위축될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랬듯이 부동산 시장이 불황으로 접어들면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잠재적인 변화는 토지임대방식에 의한 부동산 개발이나 투자·소유에 관한 것이다. 1980년대 초 필자가 미국에서 부동산 관련 과목을 수강할 때 이해하기 힘든 개념 중 하나가 토지임대방식의 부동산 개발이나 투자가 매우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배당을 원하는 연기금 같은 기관들은 수익성 부동산의 개발이나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회피하지만 실물 투자에 따르는 장점을 노려 토지만을 보유하고 이를 건물주에게 99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런던의 핵심 상권인 웨스트엔드(Westend)는 런던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 및 상가 지역인데 이곳의 대부분 토지는 귀족가문이 소유하고 이를 건물주에게 장기 임대해주는 토지임대방식이다. 뉴욕 맨해튼의 중요 부동산 중에도 토지임대방식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토지임대방식은 특히나 토지가격이 비싼 우리나라에서 초기 개발비용이나 투자비용을 낮춰 부동산의 개발이나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토지를 매입하는 대신 임차함으로써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추고, 개발이나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줄여 사업의 성공확률을 높여주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식은 토지에 대한 소유욕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일부 활용되고 있다.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와 파크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6차 뉴스테이 공모사업에서도 영등포구치소 부지를 토지임대방식으로 추진했다. 또한 지상권만 가진 수익성 부동산의 거래도 최근 이뤄지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이 좀 더 확산된다면 부동산 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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