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개봉해 전국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최동훈 감독의 ‘암살’은, 개봉 직후 소설가 최종림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와 영화 속 인물, 공간, 장면 등이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해 소송에 휘말렸었다.
최종림 작가는 2015년 8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임시정부에서 저격조를 만들어 엄선된 요원들을 조선으로 보내는 설정이나 영화 속 인물, 공간, 장면 등이 13년 전 출간한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와 유사하다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제작사와 감독, 각본 집필자를 형사고발하고 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종림 작가는 2015년 8월 17일 영화 ‘암살’이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고, 2016년 4월에는 ‘암살’의 제작사인 케이퍼필름을 상대로 100억 원의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에서는 1심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1월 12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도 최종림 작가가 영화 ‘암살’을 상대로 제기한 50억 원의 민사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원고의 저작물 ‘코리안 메모리즈’와 피고의 영화 ‘암살’은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인 창작적 표현형식에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양자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원고 저작물에 특이한 사건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주제를 다룸에 있어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사건이나 배경, 추상적인 인물의 유형 등으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암살’의 손을 들어줬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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