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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美 내부충돌 격화] "대통령 헌법 권한" "테러위험 커졌다"...'反이민' 놓고 美 대분열

백악관 "미국인 안전보장 위해 행정명령 내린것" 옹호속

국무부 "헌법 위배" 오바마 "美 핵심가치 위태" 맹비난

보수·진보 막론한 비판에도 트럼프 지지층 빠르게 결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규제 철폐안인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이 자리에 참석한 소상공인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 만에 미국이 대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민의 나라’에서 강력한 반(反)이민정책을 앞세워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무슬림 7개국 국민의 입국을 90일간 금지한 행정명령을 취임 일주일 만에 강행하자 백악관과 의회, 연방정부와 주정부, 정부 내 갈등이 전방위로 격화되고 있다. 전국적 반대 시위와 집회가 이어지며 여론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비판적이지만 백인 중산층 등 트럼프 지지자들 역시 대선 공약 이행이 속도를 내면서 결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상공인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우리는 어제 국토안보 측면에서 아주 좋은 하루를 보냈다”고 평가하며 반이민 행정명령에 쏟아지는 비난을 일축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매우 적은 몇 개 문제들을 빼면 모두 잘돼 가고 있다”면서 준비 부족에 대한 비판에는 “사전에 예고했더라면 ‘나쁜 놈들’이 벌써 미국에 몰려들었을 것”이라며 거듭 행정명령을 옹호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전국적 반대 집회와 주정부의 소송 제기 등에 대해 “미국인의 안전 보장을 위해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행동하지 않고 누군가 살해당한다면 어떻겠는가. 미래 보호를 위해 지금 행동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반이민 행정명령이 불법”이라는 전날 16개주 법무장관의 성명에 대해 “대통령이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에게 부여된 법적·헌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날 연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한 순간부터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재판에서 이기면 반이민 명령은 무효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공관 근무자를 포함해 수백명의 외교관들이 반행정명령 연판장을 돌린 국무부도 “우리가 수호를 맹세한 미국의 핵심가치와 헌법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국무부의 연판장은 “반이민 명령이 동맹을 따돌려 테러 위험 축소 등 행정명령의 본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면서 미국 경제 등에 위협만 될 것”이라는 지적을 담고 있다.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이상과 안보를 버리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반이민 행정명령은 비겁하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적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대 정책이 치밀한 준비 없이 부실했다”고 꼬집으면서도 “(이민정책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트럼프가 옳다”고 평했다.

AP통신은 전국 주요 공항과 도심에서 반대 시위와 집회에 각각 수백명이 참석해 ‘트럼프 탄핵’을 외쳤지만 한편에서는 트럼프가 대선 공약을 ‘그대로, 빠르게’ 이행한 것에 점수를 주는 지지층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미합중국이 극심한 대립과 갈등 속에 쪼개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의원들에 막말을 퍼부으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그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반이민 명령 반대시위에 참여해 “자유의 여신상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그의 눈물은 가짜”라며 비난했다. 또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이 “반이민 명령은 테러리즘과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자 “그들이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을 기다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동안 자신의 정치적 유산이 잇따라 폐지되는 와중에도 침묵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결국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대변인을 통해 퇴임 후 첫 성명을 내고 “시민들이 모여 조직을 이루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미국의 가치가 위태로워졌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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