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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외교부도 최순실의 놀이터였나

정치부 노희영기자





현 정부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외교부의 인사 및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사실이 31일 확인됐다.

의혹 수준으로 제기됐던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 인선과 관련해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유 대사가 “최씨를 여러 차례 만났고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가 됐다”고 진술한 것이다. 특검은 정부의 미얀마 ODA 사업 과정에서도 최씨가 이권을 챙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는 지난해 3월 내정 당시부터 이슈가 됐던 인물이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 실장 출신이라는 이력도 그렇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외교부의 모 국장이 미얀마 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갑작스럽게 유 대사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유럽·중남미 등 신흥시장 법인장을 오래 했다지만 미얀마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유 대사의 경력이 우리 기업들의 미얀마 시장 개척 지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외교부의 설명만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 인사였다.

여전히 외교부는 유 대사의 인선과 관련해 “외교부로서는 아는 바 없다”고 선긋기를 하고 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아시다시피 유재경 대사는 특임공관장이다. 특임공관장은 외교적 필요에 따라서 인사권자가 비직업 외교관에 대해 공관장 임명권을 행사하는 제도”라고 밝혔다.



청와대에서 유 대사를 직접 추천했고 유 대사가 어학능력, 교섭 지도력 등이 포함된 서면 자격심사 등 복수의 검증절차를 모두 통과했다고는 하나 직업 외교관들을 상대로 하는 수준의 충분한 인사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교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외무공무원법 제3조에 따르면 ‘특임공관장을 임용할 때는 외교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용’하도록 돼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유 대사의 인선 과정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외교부는 향후 유재경 대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서도 특검 수사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그가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 미얀마 주재 공관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하루빨리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일개 민간인에 불과한 최순실씨가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추천했을 것으로 보이는 인사를 미얀마 정부가 우리나라의 대표로 인정해줄지 의문이다. 외교부마저 최순실의 놀이터였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꼭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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