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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트럼프 취임 한 달] 보호무역·反이민…'혼돈의 시대' 맞은 지구촌

1) 바이&하이어 아메리칸 -美가 주도한 자유무역 뒤집어

2) 행정명령 -국제정세 흔드는 변수로

3) 러 커넥션 -유럽과 오랜 안보동맹 균열

4) 트위터 정치 -주류언론과 연일 '전쟁'





지난달 26일 지구 종말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0시를 향해 30초 앞당겨진 23시57분30초로 조정됐다. 지난 1947년 세계적 핵과학자와 지식인그룹이 고안한 운명의 날 시계는 이로써 냉전이 고조되던 1953년 당시 23시58분을 기록한 후 64년 만에 종말 시점인 자정에 가장 가까워졌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민족주의가 부상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지난달 20일 전 세계의 관심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트럼프 대통령의 숨 가빴던 지난 4주간의 행보는 과학자들의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트럼프 광풍으로 전 세계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혼돈(Chaos)의 시대’를 맞고 있다.

◇바이 아메리칸, 하이어 아메리칸(Buy American, Hire American)=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양대 원칙으로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한다’고 선언했다. 보호무역을 상징하는 이 말을 실천하듯 그는 취임 나흘 만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선언하고 일본·호주·베트남 등 11개국과 맺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짓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수십년간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미국인의 ‘일자리 킬러’로 지목하고 뒤집은 것이다.

해외에 공장을 짓겠다는 기업들은 공공연한 비난의 대상이 됐다. 트럼프는 애플·포드·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삼성·도요타 등 해외 기업에 대해서도 중국이나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면 고율의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중국·일본·독일에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사실상 환율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도 이들 나라의 수입품을 줄이고 미국 제품을 더 많이 해외에 팔기 위한 것이다.

◇국제사회 뒤흔드는 행정명령(Executive Order)=미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행정명령의 권한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도 논란이 됐지만 대부분 미국 내 이슈에 한정됐다. 하지만 TPP 탈퇴에서도 보듯 트럼프 시대를 맞아 미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국제정세를 뒤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관한 행정명령 서명 이후 멕시코 정부는 급기야 정상회담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특히 무슬림 7개국 출신 및 난민 입국을 잠정 금지한 지난달 27일의 행정명령은 전 세계 공항에 일대 혼란을 일으키며 중동뿐 아니라 유럽·아시아 국가들까지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시켰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주정부들의 소송 끝에 결국 법원은 행정명령에 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번주 중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할 계획이다.

◇정권 발목 잡는 ‘러시아 커넥션’=트럼프 취임 한달 만에 지난 70년간 이어져온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근간도 흔들리고 있다. 대선 기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온 친러 성향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미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임명 전 주미 러시아대사와 수차례 접촉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려 했다는 ‘러시아 커넥션’ 의혹으로 13일 결국 하차했다. 러시아가 해킹으로 미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는 것이 미 정보기관들의 일관된 판단이지만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핵강국인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제1의 적으로 상정해온 러시아에 대한 반감과 우려는 민주당보다 공화당에서 고조되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내통설은 벌써부터 제기되는 트럼프 탄핵의 ‘기폭제’로 거론된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항해 유럽 국가들과 설립한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한물 간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최근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이 없다면 나토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을 조정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주류 언론과 등 돌린 ‘트위터 정치’=워싱턴DC로 대변되는 기존 정치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주장과 어젠다를 트위터로 직접 대중에게 표현해 대선 승리의 발판으로 삼은 바 있다. 단문 메시지를 보내는 트위터가 대통령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더욱 트위터를 애용하며 언론·의회 등을 공격하고 기업투자와 반이민정책 등을 홍보하고 있다. 자신과 러시아 간 유착 의혹에 대해 집중포화를 퍼붓는 주류 언론을 겨냥해서는 트위터에 “나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적” “주류 언론을 믿지 마라. 나는 난장판을 물려받아 고치고 있으며 백악관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골적인 대립각을 세운다. 그는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호화판 골프 회동에도 언론 취재를 철저히 통제하며 트위터로만 선별된 뉴스를 전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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