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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보수, 길을 묻다] '보수의 아버지' 에드먼드 버크 "과격으로 치닫는 혁명은 위험"

"점진적·타협적으로 바꿔가야"





영국의 정치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주의의 아버지로 ‘프랑스 혁명에 관한 고찰’을 통해 보수주의의 기초를 닦았다.

1789년 프랑스에서 바스티유 함락 등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은 이성의 이름으로 전통을 일소하려 했다. 혁명론자들은 인간의 이성과 의지를 낙관했다. 상당수 영국 지식층은 프랑스 혁명을 예찬하는 분위기였다. ‘프랑스 사람들이 노예적 굴종을 거부하며 왕을 끌고 거리를 행진했다. 압제자들이 백성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식이었다. 그러나 버크는 프랑스 혁명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미 혁명 초기에 혁명의 파괴적 측면을 밝혀내고 그것이 위험하다고 비판하면서 끔찍한 파국을 예견했다. 그는 혁명을 폭동으로 파악하면서 결국 군사적 독재자의 출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버크는 기계적 이성과 폭도의 광기 대신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 사회의 자연스러운 운영질서에 바탕해 지속과 변화, 또는 보존과 개선을 조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발간 초기에는 큰 반향이 없었다. 프랑스 혁명에 대한 지나친 비판 때문이었다. 그러나 혁명 공화국은 나폴레옹 제국으로 변질돼버렸고 그 제국도 무너지면서 다시 왕정복고가 이뤄졌다. 혁명이 버크가 예언한 대로 과격으로 치달으면서 그의 통찰력이 증명돼 그는 보수의 아버지가 됐다.



버크는 프랑스 혁명 이후의 혼란상을 보면서 과도한 이성과 합리성은 위험하다고 봤다. 따라서 새로운 제도나 사회의 재구성에 있어 ‘이성의 능력’을 의심한다. 그 결과 혁명이나 쿠데타 등 급격한 방법을 통해 사회가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기존 체제가 나름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에 점진적·타협적·개량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는 이 세상에 절대적인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진리는 이미 주어진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발견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주의자들은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히 변화의 ‘속도’에 예민하다.

버크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버크는 당시 토지소유계급 중심의 토리당에 맞선 개혁적 중상주의계급의 정당인 휘그당 핵심당원이었다. /안의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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