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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톡] '피고인' 지성X '초인가족' 박혁권, '그대 이름은 아버지'…딸을 위해서라면 '뭔들'

어머니와 아버지. 같은 부모를 지칭하는 단어인데도 체감하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동안 드라마 속에서 어머니의 자애로운 사랑, 뜨거운 모성애 등이 빼놓지 않고 등장해왔다면, 상대적으로 아버지는 그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 권위적이거나 자식 일에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일쑤였다. 왠지 모르게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이름 그게 바로 아버지였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속에서는 ‘아버지의 부성애’가 중심 코드로 등장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비록 표현에 있어서는 어머니보다는 훨씬 투박할지는 모르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 있어서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아버지들의 사랑은 때때로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피고인’ 지성-‘초인가족 2017’ 박혁권(왼쪽부터)/사진=서경스타DB




딸의 억울한 죽음 앞에 복수를 다짐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린 ‘추적자’부터 아픈 딸을 위해 어떤 일이든 감수하는 ‘트윅스’와 ‘오 마이 금비’, 바깥에서는 냉철한 형사지만 유일한 가족 아들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보이스’까지 아버지들의 절절한 부성애가 감동을 자아냈다. 그리고 최근 월요일 밤 10시부터 연이어 만나볼 수 있는 두 작품 역시 너무도 다른 극중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부성애’라는 코드로 한 흐름을 유지한다. SBS ‘피고인’과 ‘초인가족 2017’이 바로 그것.

▲ 딸을 위해 탈옥해야만 하는 아버지, ‘피고인’ 지성

극중 촉망받는 엘리트 검사였던 박정우(지성 분)은 차민호(엄기준 분)의 계략에 빠져 졸지에 부인과 딸을 죽인 극악무도한 살인범으로 전락한다. 박정우 역시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정황이 그가 범인으로 몰릴 수밖에 없도록 잘 짜여 있었다. 하지만 점차 회를 거듭할수록 그가 기억을 잃었던 이유와 범인으로 자백할 수 없던 이유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딸을 살리고 싶으면 아내를 죽인 범인이 자신이라고 자백하라는 협박을 받은 박정우는 딸을 위해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아내를 죽인 진범을 찾아내기 위한 기억의 조각들이 맞춰가기 시작한데 이어, 이성규(김민석 분)로 인해 딸의 행방을 알게 된 박정우는 딸 하연(신린아 분)을 찾기 위해 탈옥을 계획했다. 감옥 안에서 외과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감방 동기 신철식(조재윤 분)에게 자신을 찔러달라고 부탁하고 결국 이를 실행한다. 딸을 위해 죽음까지 불사한 것.

SBS ‘피고인’ 방송화면


지난 21일 방송된 ‘피고인’에서는 부상당한 몸으로 병원 곳곳을 누비며 딸을 애타게 찾는 박정우의 모습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끝내 박정우는 잠들어 있는 딸 하연을 발견했고, “아빠 딸, 우리 하연이”라고 혼잣말을 하며 딸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인기척에 눈을 뜬 딸이 엄마의 행방을 묻자 “엄마는 곧 올 거야. 하연이 자고 일어나면 아빠랑 집에 가자”라고 달래며 평정심을 유지한 모습으로 딸을 안심시킨다.

하지만, 딸이 다시 잠들자 죽은 줄로만 알았던 딸을 찾았다는 기쁨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뒤엉킨 감정 속에서 박정우는 숨죽여 울었다. 박정우의 계획을 눈치챈 차민호의 수하들이 박정우를 뒤쫓자 이번에도 그는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신철식에게 찔린 상처 때문에 몸에서 계속 피가 흐르는데도 박정우는 이성규에게 “하연이 잘 부탁해”라는 눈빛을 보낸 후 주변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질주하다 결국 그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특히 딸을 마주한 부성애를 절절하게 녹여낸 지성의 애절한 연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결국 반드시 살아야 하는 이유와 자신이 목숨을 내걸 수 있는 이유가 모두 딸로 수렴하는 상황에 놓인 박정우가 탈옥에 성공한 이후 어떻게 억울함을 풀고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에 더욱 긴장감이 더해지며 ‘피고인’ 후반부 전개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이 시대 아버지의 초상 ‘초인가족 2017’ 박혁권

‘피고인’의 아버지가 극적 상황에서 절절한 부성애를 녹여냈다면, 박혁권은 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현실적인 부성애를 그려낸다.

‘초인가족 2017’에서 박혁권이 맡은 캐릭터 나천일은 평범한 가장이자 찌질하면서도 짠한 ‘도레미 주류 영업2팀’의 만년 과장으로 빽도 라인도 없어 늘 승진에서 물 먹고, 박봉월급으로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 모든 가장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SBS ‘초인가족 2017’ 방송화면


하지만, 나천일은 하나밖에 없는 딸 나익희(김지민 분)를 위한 마음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27일 방송된 ‘초인가족 2017’ 3회에서는 병 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 ‘중 2 병’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딸과 소통하기 위한 나천일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졌다.

딸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던진 개그가 매번 아재개그 취급을 받기 일쑤였고, 딸이 쓰는 신세대 용어를 알아듣지 못해 대화 조차 불가능했던 나천일은 이를 위해 ‘오나전’, ‘개꿀’ 등 신조어를 달달 암기하는 것은 물론 회사 부하직원의 조카들에게 신조어 과외를 받기까지 한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자 나천일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랩’. 아내인 맹라연(박선영 분)을 통해 딸 익희가 요즘 랩에 빠져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딸의 관심을 받기 위해 ‘랩’ 맹연습에 돌입한다. 화장실에서도 회사에서도 랩 가사를 달달 외우고 있는 것은 물론, 회사 회식 자리에서 상사들 앞에서 그동안 연마한 랩 실력을 선보이던 중 ‘얼간이들’이라고 외치며 가운데 손가락을 펴보이는 나천일의 스웨그 넘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비록 극적인 구성을 더해 비교적 과장되고 코믹하게 그려낸 부분도 있지만,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딸을 향한 부성애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나천일의 모습은 아버지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을 가져가면서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더불어 아직 미혼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마음을 누구보다 진솔하게 대변한 박혁권에게 시청자들은 새로운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보내며 그의 연기 변신을 지지하고 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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