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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노란 리본…한쪽엔 성조기…하나의 태극기, 갈라진 대한민국

퇴진행동 “태극기는 친박 전유물 아냐”

노란리본 달아 구분

탄기국 “탄핵을 막는 것이 더 중요”

성조기 함께 들어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고 있다(위쪽사진). 같은 시간 광화문 사거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들고 있다. /권욱기자·사진공동취재단


하나의 태극기 아래 대한민국이 둘로 갈라졌다. 조국 독립을 바라며 온 국민이 하나가 됐던 3·1절에 우리 사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진영으로 갈라서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태극기 자체는 3·1운동의 상징이지만 이제 탄핵 반대 측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찬성 측은 노란 리본을 매단 태극기를 각각 들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특별검사팀 수사 종료와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최종선고 임박 등의 변수가 뒤섞이며 3월은 ‘시계 제로’의 상황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1일 오후2시부터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등 도심 일대에서 대규모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탄기국 측은 이날 “50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을 했는데 역대 탄기국 집회 중에 이날이 최대치였다. 본 집회 후 이들은 청와대와 헌재 방면을 포함한 5개 경로로 행진하며 박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탄기국이 청와대 쪽으로 행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탄기국은 ‘3·1절 선언문’을 발표하며 “일제보다 참혹한 불의로 무장한 세력이 단돈 1원도 받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 태극기를 들게 했다”며 헌재가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관하는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 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 행동의 날’도 오후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었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 탄핵은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라며 “오늘 3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7시부터 청와대 남쪽 100m 지점까지 행진을 진행하며 헌재의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1,000만 촛불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이 있었기에 탄핵 인용을 앞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3·1절에 열린 집회인 만큼 양쪽 진영 모두 태극기를 한 손에 들고 나왔지만 그 의미는 극명하게 달랐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함께 미국 성조기를 함께 들며 박 대통령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강영근(72)씨는 “3·1절보다 더 중요한 게 탄핵 정국이라고 생각해 3·1절인데도 성조기를 들었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용(55)씨는 “박 대통령이 대역죄인인 것처럼 여론몰이식으로 탄핵이 결정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퇴진행동은 ‘촛불집회’ 참석자들에게 태극기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상징인 노란 리본을 달아 태극기 집회와 구별할 것을 당부했다. 일부 시민들은 광화문역에서 태극기에 달 노란 리본을 나눠주기도 했다. 박석모(55)씨는 “태극기가 마치 친박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며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며 “조국 독립을 외친 날인 만큼 태극기를 챙겼다”고 말했다. 이은경(27)씨는 “우리 태극기는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든 태극기와는 완전 다르다”고 강조했다.

같은 태극기가 광화문광장을 뒤덮으면서 혼란도 벌어졌다. 서울도시철도공사와 경찰 관계자들은 광화문역에서 태극기를 든 사람들에게 어느 집회에 참가하는지 확인하는 등 사전 관리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 1만6,000명과 차벽을 투입해 양측 분리와 질서 유지에 주력했다.

탄기국은 행진 후 오후6시께 집회를 종료했다. 비상행동도 행진을 마치고 오후8시께 행사를 마무리했다. 양쪽 집회 참가자들끼리 산발적인 충돌은 빚었으나 우려했던 대규모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두형·박우현·변수연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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