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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몰린 클롭-벵거 '단두대 매치'

5일 리버풀-아스널전…'빅리그 감독 잔혹사' 다음 희생양은 누구





최근 유럽축구 빅리그 사령탑들은 충격에 빠졌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의 시즌 중 경질 소식을 접한 위르겐 클롭(50·독일) 리버풀 감독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교하며 유감을 나타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루이스 엔리케 현 바르셀로나 감독의 시즌 뒤 사임 계획을 들은 뒤 “바르셀로나 팬의 한 사람으로서 슬픈 일”이라면서도 “그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엄청난 몸값의 선수들로 짜인 팀을 지도하는 데 얼마나 큰 고충이 따랐는지 이해한다는 뜻 같았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전성기를 보낸 인물이다.

5일 오전2시30분(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리는 리버풀과 아스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최근의 ‘감독 잔혹사’와 맞물려 더 관심이 쏠리는 일전이다. 4위 아스널(15승5무5패·승점 50)과 한 경기를 더 치른 5위 리버풀(14승7무5패·승점 49)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4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양 팀 감독들은 당장 다음 시즌에도 지휘봉을 잡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이번주 말 벌일 한판에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 목숨이 걸린 ‘단두대 매치’인 셈이다.

클롭은 라니에리를 걱정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2015년 리버풀 지휘봉을 쥔 클롭은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도 리버풀은 초반까지 정규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권마저 장담 못 하는 상황이다. 특히 2017년 들어 시즌 3승4무6패(정규리그 2승3무3패)로 시즌 초반과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최근 7경기에서는 1승1무5패로 처참한 수준이다. 얇은 선수층 탓에 경기가 거듭될수록 위기가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원래 있기도 했지만 위기 때 요구되는 감독의 전술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전들의 체력은 고갈 직전이고 벤치멤버들은 주전과 수준 차가 작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 시절의 ‘게겐프레싱(극단적 전방압박)’으로만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약팀에 약하고 강팀에 이따금 강한’ 묘한 패턴도 팬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직전 경기에서 감독대행 체제의 레스터에 1대3으로 진 것도 리버풀이다. 아스널전은 현지 팬들 사이에 클롭 퇴진운동이 본격화한 뒤 치르는 첫 경기. 클롭은 그러나 “구단 수뇌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너무 많은 골을 내주는 게 문제이기는 해도 여전히 챔스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센 벵거(68·프랑스) 아스널 감독은 1996년 부임 후 22년째 같은 팀 사령탑을 지키고 있다. 팬들의 경질 요구가 거셌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구단은 그때마다 “그래도 벵거 만한 인물이 없다”며 자리를 보전해줬다. 실제로 벵거의 아스널이 4위 밖에서 정규리그를 마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팬들의 눈높이는 현상유지가 아닌 우승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기대를 부풀려놓았기 때문인지 4위를 찾아가는 최근의 흐름은 더 못마땅하다. 마침 2014년 사인한 3년간의 감독 재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 지난달 16일 챔스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1대5로 대패해 올 시즌도 8강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 연장계약에 반대하는 쪽의 목소리가 날로 커지는 이유다. 리버풀전을 앞두고 감독직에 대한 질문을 받은 벵거는 “감독은 성직자와 비슷한 직업이다. 90%의 스트레스와 10%의 만족감으로 일한다”면서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중하겠지만 다른 구단 감독직이나 다른 직업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로 아스널에 머물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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