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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_직장생활 가이드 ‘플랜 Z’] <16>숨죽이게 만드는 프레젠테이션

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




발표를 인상 깊게 한다는 것은 중요한 진실의 순간(MOT·moment of truth)이다. 나에 대한 조직 내 인식을 바꿀 수도 있고, 나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는다. 흔히 발표를 잘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말의 흐름이 끊김 없이 유창하거나, 목소리에 힘이 있고 떠들썩하며, 아주 새로운 내용을 전하거나 청중을 향한 제스츄어가 큰 모습을 쉽게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발표자와 청중이 얼마만큼 공감했느냐 하는 점이다.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면서 생각의 여지를 주고, 동시에 새로운 관점에 대한 각을 세울 수 있게 해 주는 프레젠테이션은 마음을 움직인다. 기억에 남는다. 제대로 듣고 제대로 이해했다는 생각과 함께 발표자의 뜻에 공감을 하게 된다.

▲청중의 궁금증을 우선순위화해라

흔히 프레젠테이션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쏟아 놓기 바쁘고 가능한 한 더 많은 정보와 관점을 쏟아 부으려 한다. 발표시간을 넘겨 가면서 빽빽하게 정리된 장표를 넘기고, 내용을 소화하느라 슬라이드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프레젠테이션이 끝날 즈음이면 아예 몸이 화면 쪽으로 돌아서 있다. 발표자 의식 어디에도 ‘청중’은 없다.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내가 아는 것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청중의 동의를 구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상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그 부분을 중심으로 발표 내용을 우선순위화해야 한다. 마케팅 행사에 대한 여러 부서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자리라면 행사의 중요성과 행사 내용을 자세히 발표하는 것보다 참여자들이 궁금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재정적 효과일 수도 있고, 대안적 선택일 수도 있고, 행사를 하지 않았을 때 오는 위험요인일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청중의 공감을 얻기 위해 필요한 내용, 그들이 질문하고 싶은 내용을 설명하면서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한 예견성과 우선순위화가 나의 주장에 대한 설득력을 훨씬 더 높혀줄 것이다.

▲집단의 언어, 조직의 언어를 사용하라

영업 조직을 설득하기 위한 발표를 준비하면서 기술적 용어만 가득 써 놓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 연구개발(R&D) 부서의 동의를 얻는 자리인데 알기 어려운 디지털 마케팅 용어만 늘어놓는 것은 이미 틀린 출발이다. ‘내 부서’, ‘내 팀’의 생각과 코드만을 강조한다면 부서간 이질감만 증폭시킬 뿐이다. 언어는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닌 가치를 표현하는 함축적 상징이다. 그러므로 집단의 언어, 그 조직이 익숙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뜻의 단어라도 그 조직에 익숙한 단어를 고르고 어투도 다듬을 필요가 있다. 조직적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의사 결정자 앞에서 발표는 특히 더 그렇다. 가치가 공유되어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더 개방적이다. 내용적 공감을 위해 ‘우리는 하나’이고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그 첫걸음이다.

▲한편의 스토리로 만들어라

시간이 짧은 발표일수록 스토리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슬라이드를 한장 한장 독립적 정보로 생각하지 말고 한줄로 쭈욱 엮어 스토리로 전달해야 한다. 앞장과 독립적으로 ‘이번 슬라이드는 소비성향을 보여줍니다’가 아닌 ‘지금까지 소개된 ‘XX’ 타킷이 소비적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요’라는 도입이 훨씬 더 매끄럽다. 그러한 흐름으로 장표를 구성하고 그런 연결로 발표가 진행되어야 한다. 불필요한 장표,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장표는 과감히 건너뛰고 다른 위치를 찾아보아야 한다. 발표가 끝나면서 한편의 영화나 짧은 에세이를 읽은 느낌을 청중들이 가질 때 그들의 이해도와 공감이 증폭된다.

또한, 스토리는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스토리가 아니지만 ‘사랑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는 스토리가 된다. 방향성 있는 메시지를 뽑고 그 메시지들간을 흘러가는 스토리로 엮어내 보는 것, 그러한 훈련이 멋진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팁이다.



▲연습하고 연습하라.

나는 모든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내가 말할 내용을 꼼꼼히 적어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그 과정에서 계속 더 좋은 표현으로 수정하고 슬라이드의 순서를 바꾸기도 한다. 그냥 말로 하는 연습보다 글로 써놓고 읽다 보면 어느 부분에 불필요한 정보가 있는지 더 뚜렷해지고 발표내용이 일관성있고 단단해진다. 필요할 때면 직접 녹화하여 내 모습을 관찰해 보기도 한다. 내가 몰랐던 좋지 않은 발표 습관을 바로 잡을 수도 있고, 효과적인 다른 제스츄어를 떠올릴 수도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는 것은 소통을 잘한다는 의미이다. 소통은 단순한 언어의 전달이 아닌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렵다. 그래서 전략이 필요하다. 청중의 의식 흐름에 따라 우선순위화하고 스토리로 엮어내는 연습, 발표하는 모습을 철저히 준비하고 반복적으로 연습해 보는 것, 이러한 노력이 우리의 프레젠테이션을 한층 더 신나는 경험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 myoungwha.choi00@gmail.com

최명화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최연소 여성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를 거쳐 현대자동차 최초의 여성 상무를 역임했다. 국내 대기업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활약한 마케팅계의 파워우먼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최명화&파트너스의 대표로 있으면서 국내외 기업 마케팅 컨설팅 및 여성 마케팅 임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인 CMO(Chief Marketing Officer)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조직에서 스마트하게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현장 전략서 ‘PLAN Z(21세기북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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