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범죄 전력이 있지만 테러리스트로는 볼 수 없을 차분한 삶을 살아온 50대 가장이 왜 극단주의 폭력을 선택했는지에 안보당국의 관심이 쏠렸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차량·흉기 테러를 벌여 최소 4명을 숨지게 한 범인은 영국 출신의 52세 남성 칼리드 마수드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언론은 마수드의 이력을 살핀 뒤 그가 평온한 가장에서 테러리스트로 돌변했다는 결론을 지었다.
23일 런던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기혼인 마수드는 1964년 12월 영국 남부 켄트에서 태어나 최근까지 웨스트 미들랜드주(州) 버밍엄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한 바 있다.
현지 매체들은 그가 최근 루턴과 영국 동부지역에도 거주했다며 루턴에서 함께 동거한 39세 여성은 그의 범행 이후 추후 테러를 준비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마수드가 거주했던 버밍엄 윈슨그린 지역의 이웃들은 그가 차분했고 가족들도 매우 조용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무슬림 신도들이 기도할 때 입는 하얀 예복을 종종 입었다고 가디언에 언급했다.
한 이웃은 “마수드는 매우 차분한 사람이었다”며 “TV에서 그의 사진을 보고서야 우리 동네 살았던 남성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영국 현지 매체는 이웃의 말을 인용해 마수드가 이슬람으로 개종해 매우 열성적으로 기도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마수드의 삶 뒤에는 다수 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경찰청은 마수드가 폭행, 상해, 무기 소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2003년까지 수차례 기소된 전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전과 기록을 볼 때 30대 후반에 마지막 범법행위를 저지른 뒤 14년 동안 조용히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테러와 관련해 기소된 적은 없어 현재 정보당국의 테러 의심 감시망에 있지 않았고 런던경찰청도 그가 범행할 것이라는 첩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여러 가명을 사용했던 마수드는 이번 범행에 쓸 차량을 빌릴 당시 교사를 사칭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보당국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주목을 받지 않던 마수드가 런던 심장부를 공격한 거대 악당으로 돌변한 원인이 무엇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
앞으로 대테러 정책을 수립해 참사 재발을 막는 데 핵심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점을 고려할 때 IS가 주변부 인물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마수드를 의도적으로 선동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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