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아파트 단지에 마련된 아현동 제3투표소.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을 기록하면서 가족단위 유권자들은 마스크와 우산을 쓰고 투표장을 찾았다. 날씨는 흐렸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투표소를 빠져나왔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투표를 하고 나온 유권자들의 인증샷을 찍으며 투표 참여를 기념했다. 투표장 입구에서 첫 대선 투표에 참여한 자녀를 기다렸다가 안아주는 부모님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투표소 안쪽을 촬영하려다 투표장 도우미에게 제지를 당한 유권자가 있었지만 이날 오전 투표는 대체로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태현(53)씨는 첫 투표를 마친 딸 이지선(21·여)씨를 안아줬다. 이씨는 “아이가 서툴러서 투표용지를 다 펼친 채로 나오는 바람에 누굴 찍었는지 대충 알 수 있었다”며 “나와는 다르지만 우리 가족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으로 ‘분열 통합’을 꼽았고, 딸 이씨는 “미세먼지, 사드보복 문제 등에 대해서 중국에게 강력하게 대응하는 리더십을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첫 투표자 김경태(20)씨는 “부패하지 않는 대통령을 바란다”며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고 친구들과 ‘무조건 투표에 동참해야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했다. 어머니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홍승택(35)씨는 “대통령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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