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가총액이 미국 기업 최초로 8,000억달러(약 906조원) 선을 돌파했다. 신작 출시 기대감에 더해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애플 주가는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3.2%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인 153.70달러까지 치솟았다. 애플의 유통주식 수가 지난 3월 말 기준 52억1,400만주인 점을 감안할 때 애플 시총은 장중 8,013억9,180만달러로 불어난 셈이다. 미국 기업이 시총 8,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시총은 2015년 2월 7,000억달러를 처음 돌파한 지 2년3개월여 만에 1,000억달러가량 늘었다.
이날 애플 주가는 3% 안팎의 상승률을 이어가다가 전 거래일보다 2.7% 오른 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마감 기준 시총은 7,977억4,200만달러다.
투자자들이 애플 매수를 견인한 것은 ‘버핏 효과’다.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버크셔해서웨이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애플의 주식가치는 3월 말 현재 192억달러 규모로 지난해 말 기준 71억달러에서 3개월 만에 무려 121억달러어치나 증가했다. 버핏은 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애플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새 아이폰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아이폰은 놀라운 소비재”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여기에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새 스마트폰 ‘아이폰8’에 대한 기대감과 애플이 막대한 현금을 동원해 대규모 기업사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주가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
드렉셀해밀턴의 브라이언 화이트 연구원은 “애플의 최고가가 주당 20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시총 1조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의 기대가 모이는 ‘아이폰8’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외신들은 새 아이폰 생산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부품 공급 문제로 최대 3개월까지 늦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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