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의 상태와 관련된 의료진의 브리핑으로 인해 경찰과 가족 사이 ‘의식불명’에 대한 해석차이는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그가 풀어가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탑의 약물 과다복용과 관련된 의견이 상충하고 있는 가운데, “회복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 경찰 vs 가족…탑의 ‘의식불명’ 해석 차이를 부른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탑의 의식불명과 관련해 경찰 측과 가족 측의 입장이 상이했던 이유는 바로 현재 그의 상태를 둘러싼 해석의 차이였다.
지난 6일 탑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 부대 안에서 잠을 자던 탑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오전 11시30분께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경찰은 탑의 상태에 대해 “위독하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며, 검사 결과 모두 다 정상수치가 나왔다. 과다복용 된 신경안정제 계통의 처방약에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어 숙면 중”이라며 “의사 소견에 따르면 앞으로 하루 정도 약 성분이 빠지면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탑의 모친과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드러냈다. 탑이 여전히 의식이 없는 심각한 상태이며 “탑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의식이 있는 상태”라는 경찰 측의 언급은 마치 잠을 자기위해 중환자실에 온 것처럼 말했다는 것이었다.
경찰과 가족의 입장이 극과 극으로 치닫자 결국 탑이 입원 중인 이대 목동병원 측이 공식 브리핑에 나섰다.
탑의 상태에 대해 의료진은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다. 처음에 실려 왔을 때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7일 13시30분 검사를 시행한 결과, 자극을 주면 눈을 뜨는 정도로 호전됐다. 다만 10초~20초 정도 눈을 마주치고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는 못하고 있다. 의식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으며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학적인 소견을 전했다.
처음 탑의 상태가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했으나 점차 호전돼 가는 단계에 있으며, 약 기운이 빠지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이 말한 것처럼 아직 의식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숙면의 단계와는 다른 차원이다. 결국 탑의 의식불명과 관련해 경찰과 가족 모두 ‘틀린’ 것은 아닌 셈으로, ‘의식불명’에 대한 해석 차이가 이번 대립을 부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중요한 것은 탑의 의식회복 “건강부터 회복돼야…”
모든 논란은 탑이 입대 전 ‘대마초 흡입’을 했던 ‘사실’에서부터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탑은 지난해 10월 9∼14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모(21·여)씨와 총 4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2차례는 대마초 형태로, 다른 2차례는 액상으로 된 대마를 전자담배로 흡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해왔던 탑은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바꿔 대마초를 2차례 흡연한 부분은 인정했으나, 전자담배를 통한 액상 흡연에 대해서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그룹 빅뱅의 멤버이자 배우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던 탑이었던 만큼 ‘대마초 흡연 논란’은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과거 탑 뿐만 아니라 빅뱅의 또 다른 멤버 지드래곤 또한 대마초흡연으로 인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전적이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그런 상황에서 탑의 약물 과다 복용 소식은 여러 가지 의혹들을 낳기 충분했다. 가장 먼저 제기된 것은 자살의혹이었다. 2008년 탑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으며, 이와 관련해 탑이 우울증을 앓다가 수면제를 먹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당시 YG 측은 “생일 파티 등의 일정 후 잠자리에 들기 전 감기약을 복용한 것이 탈이 난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었다.
처음이 아닌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두 번째 중환자실 행은 ‘자살시도’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자살시도까지는 아니지만 우울증과 공황장애 이력이 있었던 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처방받은 약을 정량보다 더 섭취한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적지 않게 제기됐었다.
아직 의식은 회복하지 못해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지만, 탑의 상태는 목숨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의료진은 꾸준히 탑의 상태를 살필 예정이다. 신경안정제를 먹고 기면 상태에 빠진 만큼, 그의 치료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정신상태를 읽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의료진은 “환자가 의식을 회복한 이후 신경과, 정신의학과 측과의 협진을 추진할 예정이다. 면담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탑의 현재 상태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일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건강회복이 우선”으로 귀결됐다. 건강부터 해결해야 탑이 저지른 ‘마약파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할 수 없으며, 대중이 바라는 것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탑의 모습이지, 그의 죽음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 문제로 입원한 가운데 탑의 대마초 흡연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지철 부장판사는 이달 29일 오전 11시30분을 첫 공판기일로 정했다. 정식 공판은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어 기일 변경이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탑이 직접 법정에 나와야 한다.
언제쯤 탑의 의식이 돌아올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그와 둘러싼 모든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은 건강회복 뿐이라는 것이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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