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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는 지독한 사랑이야기...감정 담은 액션연기 힘들었죠"

■ 영화 '악녀'서 고난도 액션 선보인 김옥빈

킬러지만 한남자만 사랑하는

입체적인 인물 '숙희'역에 매료

아픈 감정 담백하게 표현 노력

스포츠·뮤지컬 영화도 하고파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이라’가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극장가를 점령한 가운데 지난 주말 우리 영화 ‘악녀’가 박스 오피스 2위를 지켜내며 선전했다. 강한 여성 캐릭터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악녀’와 경쟁작이라 할 수 있는 ‘원더우먼’(3위)을 순위에서 앞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개봉 첫주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영화 ‘악녀’에서 숙희 역을 맡아 고난도의 액션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김옥빈(30·사진)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악녀’는 지독한 사랑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승이자 연인이었고, 숙희에게는 우주와 같은 존재인 중상(신하균 분)에 대한 감정은 분명 사랑인데, 중상의 숙희에 대한 감정은 모르겠더라”라며 “그냥 한 여자가 지독하고 슬프게 한 남자를 사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옥빈은 영화에서 어릴 때부터 살인병기로 길러진 조선족 숙희 역을 맡았다. “원래 운동을 좋아하고 많이 했는데 써먹을 데가 없었어요. 그러던 차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남성 영화가 대부분인 요즘 드물게 여성이 주인공, 게다가 킬러, 그리고 여성의 여러 가지 면



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입체적인 인물인 것 같아 고민도 없이 출연 결정을 했어요.”

영화는 지난달 폐막한 70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대돼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순식간에 남자 수십 명을 제압하고 죽일 정도로 강하지만 가련하고 애처로운 숙희를 섬세하게 표현한 김옥빈의 연기는 새로운 여배우의 탄생이라는 극





찬을 받았다. 칸에서 받은 인상 깊었던 평가에 대해 그는 “해외 언론이 ‘한국 액션 정말 신기하다. 오토바이 액션신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것 같다’라고 하더라”며 영화제 때의 현지 분위기를 전하며 말을 이어갔다. “또 저한테는 ‘앞을 보고 뒤로 운전하는 건 처음 봤고 너무 신선했는데, 어떻게 생각했냐’라는 질문이 들어왔는데, 생각해보니 저도 그런 장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악녀’의 기발한 액션신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 평단에서도 이견이 없으며, 관객들에게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김옥빈은 영화를 위해 4개월 가량 액션스쿨에 다니며 훈련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태권도와 합기도 유단자인 그이지만 연기를 위한 액션을 배워야 했던 것. 그러나 강도 높은 액션 연기보다 힘들었던 건 감정 연기였다고 털어놨다. “숙희는 액션을 할 때마다 아파요. 숙희의 액션은 자신과 가족을 위한 거거든요. 아픈 마음으로 사람을 때리고 죽이는 거잖아요. 무자비하게 사람을 죽이지만 사랑에 마음 아파하는 감정을 담백하고 담담하게 연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아직 제가 아이를 낳아 본 적이 없어서 딸 아이에 대한 감정을 놓치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 깨닫고 참 많이 아쉬웠어요.”

2005년 영화 ‘여고괴담4’로 데뷔한 김옥빈에게 ‘악녀’는 그의 30대를 화려하게 열어준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김옥빈에 대한 관객의 기대 또한 커졌다. “여전히 자책은 많이 해요. 일에 대한 욕심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아요. 연기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노련함은 생긴 것 같고요. 그동안은 전문직을 해도 소매치기나, 킬러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는 영화 ‘미스 슬로운’의 로비스트, 변호사 등 정상적인 전문직을 해보고 싶어요.(웃음) 스포츠 영화, 뮤지컬 영화 등등 다 해보고 싶어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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