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파리기후협정에서 공식 탈퇴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7개국(G7) 환경장관회의도 홀대해 국제사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콧 프루이트 미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된 G7 환경장관회의 기간 도중 공식 설명도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프루이트 청장은 회의 첫날 한 차례 행사에 모습을 비치고 단체사진만 찍은 뒤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갑작스러운 귀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 전체회의를 소집했기 때문으로 전해졌지만 G7 환경회의에서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에 대한 각국의 실망과 비판 의견이 쏟아지자 일찍 자리를 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프루이트 청장은 트럼프 정권 출범 전부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화력발전소 규제 강화를 줄기차게 비판하며 파리협정 폐기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바르바라 헨드릭스 독일 환경장관은 회의에서 파리협정 준수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개발도상국 지원 등을 강조하며 G7 회원국들의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 내용을 최종 성명으로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협정 철회 의사를 굽히지 않는 가운데 중국과 독일 등 각국은 미 연방정부 대신 지방정부와 파리협정 이행을 약속하며 트럼프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지난주 미 캘리포니아주와 협력을 강화하며 기후변화 이슈에서 주도적 모습을 보였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6일 인민대회당에서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주지사와 만나 탄소배출 감축 프로그램에서의 협력과 기후변화연구소 공동 설립 등에 합의했다. 헨드릭스 장관도 9일 브라운 주지사와 만나 미국 내 12개주가 독자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이어가기 위해 창설한 ‘미국기후동맹’과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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