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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돋보기] ‘혼술남녀’→‘파수꾼’ 키, ‘아이돌 거부감’ 줄인 영리한 선택

‘연기돌’로서 무척이나 영리한 행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때의 가장 정석적인 과정을 밟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MBC ‘파수꾼’에 출연하고 있는 샤이니 키의 이야기다.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서 여러 아이돌이 활약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아이돌의 연기 도전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마냥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키의 선택은 탁월했다. 극 중 다양한 역할 속에서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 입어 거부감을 줄였다.

/사진=MBC ‘파수꾼’




‘파수꾼’은 법의 테두리 밖에서 범죄자들을 잡는 조직 파수꾼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 권력기관의 내부정보망과 CCTV를 해킹해 범인을 잡는 것이 파수꾼의 주 활동 내용이다. 키는 파수꾼의 일원이자 천재적인 해킹 실력을 가진 공경수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공경수는 극 중 파수꾼의 활약에 없어서는 안 될 ‘키’ 노릇을 한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정보를 캐내는 것은 물론 스케이트보드를 활용한 기동력으로 현장도 투입된다. 여기에 조수지(이시영 분)와 서보미(김슬기 분)의 신경전을 유하게 만드는 역할도 했다.

조직 파수꾼뿐만 아니라 드라마 ‘파수꾼’에서도 마찬가지다. ‘파수꾼’은 범죄자를 응징한다는 내용에다 강렬한 액션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무겁고 우울한 이야기가 될 우려가 있었다. 키의 등장으로 인해 깨알 같은 웃음이 만들어졌고 분위기 전환도 이뤄졌다.

이는 키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시도는 지루하지 않은 전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칫하면 극의 흐름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키는 주연 배우들 사이에서 이 미묘한 경계를 지키며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든 데에는 역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됐다. 키는 대본에서 공경수를 보고 힙합 스트릿 패션과 곱슬머리를 제안했다. “저는 운동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공경수는 좋아할 것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공경수에 흠뻑 녹아든 상태다.

/사진=tvN ‘혼술남녀’


전작 tvN ‘혼술남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때도 키는 중심 러브라인을 이루는 남자주인공보다는 개성 있는 감초 역할을 선택했다. 첫 드라마 도전인 만큼 욕심을 낼 만도 한데, 무대 위 샤이니의 모습은 잠시 내려놓고 코믹 연기도 불사했다.

‘파수꾼’에서 자신만의 해커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처럼, ‘혼술남녀’에서는 ‘지방에서 올라온 금수저 공시생’을 구현하기 위해 대본에 없던 사투리까지 추가했다. 대구 사투리를 준비해 오디션을 봤으며, 이후로는 표준어로 나온 대사를 일일이 사투리로 바꿔 연기했다고.



이와 같은 연기 노력은 호평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키는 기세를 몰아 반 년 만에 두 번째 작품 ‘파수꾼’에 임했다. 이번에도 역시 좋은 평가가 이어지는 중. 그러나 키는 아직 목마르다. “칭찬이 맞는지 의심들만큼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겸손한 태도를 일관했다.

이 정도에서 만족한다면 감히 ‘정석’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다. 키는 단순히 귀엽고 밝은 역할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 과거의 일로 두려워하는 서보미에게 손 내밀며 “너 가고 싶은 데 가자”고 하는 데서 든든한 ‘오빠미’가 넘쳤다. 진지한 연기도 충분히 가능한 키였다.

발랄함에서 든든함을 넘어 앞으로는 숨겨진 아픔까지도 그려낼 예정이다. 파수꾼 멤버들 중 아직 공경수의 사연만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 가족과 얽힌 이야기인 만큼, 공경수가 내면 깊이 감춰둔 슬픔을 표현해내면서 키의 연기력도 한층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MBC ‘파수꾼’


드라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것은 해당 배우의 출신보다는 배역 소화력과 연기력이다. 그 점에서 키는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 공경수에 정확히 이입하며 드라마에 풍부한 재미를 더했다. 키 본인으로서도 무대 위에서 보여주지 못한 여러 모습을 뽐낼 수 있는 기회다.

키는 케이블에서 시작해 지상파로 차근차근 걸어왔다. 또한 극 중 역할의 비중에 욕심을 내지도, 멋있게만 보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매력과 어울리는 역할을 선택하고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표현하는 데서는 꼼꼼한 대본 분석력이 빛을 발했다.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는 배우는 적지 않다. 실제 연기력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만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키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배우로서 순항하고 있다. 이제 막 2막이 시작된 ‘파수꾼’에서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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