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오른쪽)이 세계 1위 녹색 빕을 입은 캐디 톰 왓슨과 코스 공략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올림피아필즈=AP연합뉴스
유소연(오른쪽)이 대회 타이틀스폰서인 KPMG의 린 도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세계 1위 캐디 빕을 받고 있다. /올림피아필즈=AFP연합뉴스
여자골프에서는 세계랭킹 1위 선수의 캐디만 녹색 빕(캐디용 조끼)을 입을 수 있다. ‘골프 여왕’의 지위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30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 KPMG 여자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달러)은 유소연(27·메디힐)이 세계 1위 신분으로 출전한 첫 대회다. 경기 전 유소연은 ‘넘버원 캐디 빕’을 받아 6년째 호흡을 맞춰온 자신의 캐디 톰 왓슨(39·호주)에게 건네는 세리머니로 세계 1위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마침 생일을 맞은 유소연에게 빕을 전달한 회계·컨설팅 다국적기업 KPMG의 회장은 “1위가 된 것과 함께 생일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유소연은 “내게 특별한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과 1인자 등극의 겹경사를 누린 유소연은 이날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에서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유소연은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CC(파71·6,58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선두에 3타 모자란 공동 11위에 자리했다. 5언더파 66타를 친 최운정(27·볼빅), 마지막 홀을 남기고 5타를 줄인 양희영(28)이 공동 선두로 나섰다.
유소연은 2주 연속이자 시즌 3승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스에서 우승한 데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노리고 있다. 2011년 US 여자오픈을 제패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5대 메이저 중 4개 이상의 트로피를 수집하는 커리어(생애) 그랜드슬램에 한 발 차이로 다가선다. LPGA 투어 메이저는 ANA 인스퍼레이션스와 이번 여자 PGA챔피언십 이후 US 여자오픈, 브리티시 여자오픈,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유소연은 경기 후 “세계 1위로 처음 치르는 경기라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예전과 똑같은 나’라고 생각했다”며 마인드컨트롤 방법을 소개했다.
최운정과 양희영은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최운정은 바람까지 분 까다로운 코스에서 3연속을 포함해 버디 7개(보기 2개)를 잡아 2015년 마라톤 클래식 후 2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릴 토대를 닦았다. 낙뢰 예보로 경기가 중단돼 30명가량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양희영은 17번홀까지 2번홀(파4) 이글과 5개의 버디,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를 마크했다.
4언더파의 브리트니 알토마레(미국)와 조애나 클래튼(프랑스)이 1타 차 공동 3위에 올랐다. 이미향이 유소연과 같은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고 데뷔 첫 승을 고대하는 박성현은 이븐파 공동 39위, 메이저 통산 7승의 박인비는 전인지와 나란히 2오버파 공동 70위로 첫날을 마쳤다. ANA 인스퍼레이션스 ‘4벌타’의 악몽을 씻으려는 렉시 톰프슨(미국)은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과 함께 1언더파 공동 23위에 랭크됐고 세계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6오버파 공동 128위로 부진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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