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 계열사인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에너지퓨처홀딩스와 그 자회사인 온코의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가격은 180억달러(20조7,000억원)로 버크셔해서웨이 역대 거래 규모로는 세 번째로 크다. 가장 큰 계약은 지난해 항공기 부품 업체인 프리시전캐스트파츠를 320억달러에 사들인 것이다.
텍사스에 본사를 둔 온코는 12만1,000마일에 달하는 전기공급망을 확보한 업체다. 앞서 넥스트이어에너지와 헌트컨솔리데이티드 등이 이 기업을 인수하려 했지만 텍사스주 정부 당국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허해 무산된 바 있다. 온코의 모회사인 에너지퓨처는 전기료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수십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하자 2014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버핏은 2007년 에너지퓨처 회사채에 21억달러를 투자했다가 이 회사가 7년 뒤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10억달러의 손실을 떠안은 경험이 있다.
지난 실패에도 버핏이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은 에너지 등 유틸리티 사업에 애정을 쏟아온 그의 철학을 반영한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전기료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경기 상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꾸준한 현금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버크셔해서웨이에너지가 지난해 벌어들인 돈은 버크셔해서웨이 전체 이익인 240억7,000만달러 가운데 9.5%에 달했다. WSJ는 “버핏은 꾸준한 수익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유틸리티 사업을 칭송해왔다”며 “2014년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수십년간 유틸리티 기업 인수를 계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의 부동산 사업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버크셔해서웨이의 자회사인 클레이턴홈즈가 콜로라도주의 택지 개발 업체인 오크우드홈즈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클레이턴홈즈는 이번 인수로 오크우드홈즈가 소유했던 1만8,000개의 택지를 손에 넣게 됐다.
오크우드홈즈를 인수한 것은 단독주택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버핏은 그동안 인구 증가로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며 관련 사업 투자를 강조해왔다. 최근 부동산 투자신탁회사인 스토어캐피털, 캐나다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홈캐피털그룹을 잇달아 사들인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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