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데이터 농업시대 열어가자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45>4차 산업혁명과 농업

기후와 토양 등 공공 데이터 개방

농업클라우드에 소프트웨어 공유

농업 벤처에 테스트베드 제공해야





현실과 가상을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는 농업에도 밀려오고 있다. 자동화 수준인 스마트농업을 넘어 가치사슬의 전 영역(End to End·E2E)을 최적화하는 데이터 농업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지난해 9월 세계적인 바이오 화학기업인 바이엘은 디지털 농업의 선두 기업인 몬산토를 무려 74조원에 인수했다. 유전자변형작물(GMO)과 제초제 기업이었던 몬산토는 농업용 로봇, 정밀농업, 농장 경영 소프트웨어, 물관리 모바일 플랫폼 기업 등의 포트폴리오 투자를 통해 클라우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농업 기업으로 대변신했고 바이엘이 이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크런치베이스(정보기술(IT)을 위한 DB, IT업계의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지난 2015년 농업 벤처투자는 46억달러(5조1,900억원)로 전 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이제 글로벌 벤처 투자업계에서 농업 벤처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인류 생존의 필수 요소인 농업의 최대 위험은 기후변화다. 다수의 미래학자들이 기후변화를 미래 사회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한 파리협약이 체결됐다. 더 나아가 식량자급률 20% 수준인 한국의 농업은 단순한 경제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 기후 급변과 무역 환경변화의 대응 시나리오로서 농업의 혁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농업은 단순한 1차 산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의 첨단농업 경쟁력은 1·2·3차 산업의 융합에서 발현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프리바사는 작물 수확량 모니터링이 가능한 원예 자동화 시스템을, 호티막스사는 기상정보를 예측해 온도 편차를 최적화하는 제어시스템을, 이스라엘 파이토크사는 정보통신기술(ICT)로 작물과 경작환경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도 2017년 3월 농업의 데이터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농림축산식품부도 1월에 농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ICT 기술집약형 첨단농업 육성’ 청사진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들 대다수가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육성 정책 자체가 과거형 스마트농업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농업의 전 가치사슬에 걸친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 농업 정책이 전 국가 차원에서 새롭게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스마트농업은 부분 자동화를 통한 효율 향상을 목표로 한다. 각종 센서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농장에 최적의 물과 양분 공급이 이뤄지도록 한다. 시장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출하 시기를 결정한다. 이러한 자동화된 스마트농업은 4차 산업혁명 이전 단계에 이미 네덜란드 등에서 완성 단계에 진입한 바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농업은 자동화를 넘어 자기 조직화된 최적화를 지향한다. 그 바탕에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데이터 수집,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구축, 인공지능(AI) 기반의 최적화 예측과 맞춤과 농업로봇 등에 의한 최적화 작업으로 연결된다. 더 나아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돼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공유경제 형태의 농업으로 발전하게 된다. 온디맨드(on demand)와 온서플라이(on supply)가 결합해 전 가치사슬을 최적화하면 살충제 달걀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

이제 데이터 농업의 역군이 될 귀농하는 우수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농업 현장의 데이터만 있으면 이들에게 최적의 농업을 전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유통 채널이 단축돼 소비자와 연결망이 간단해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의 농업 정보망에 벌써 수십만의 가입자가 몰려들고 있다. ‘정부3.0’ 데이터 개방으로 기후와 토양 등 공공데이터를 제공하고 농업 클라우드에 공통 소프트웨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데이터 농업의 인프라는 갖춰진다. 그리고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라. 그러면 숱한 농업 벤처들이 몰려들어 데이터 농업 시대를 열어 갈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