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털 거쳐 간 ‘운명의 417호’=이 부회장 선고 공판은 이날 오후2시3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이곳은 9년 전인 지난 2008년 7월16일 이 부회장의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선고가 열린 법정이기도 하다. 당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1996년 12·12사태와 비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1심 선고를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쟁쟁한 인사들도 417호 대법정을 거쳐 갔다.
◇‘소신파’ 김진동 부장판사=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김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25기로 법원 내 ‘소신파’ 판사라는 평을 받는다. 충남 서천 출신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넥슨 공짜 주식’ 사건에 연루된 진경준 전 검사장과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의 1심을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지만 김 대표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번 선고를 앞두고 판결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기도 했다. 그는 “생중계로 인해 피고인들이 입게 될 피해가 공익보다 크다”고 소신을 밝혔다.
◇방청석 안 나타난 ‘삼성 오너가’=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의 가족들을 위해 일부 좌석을 배정했다. 이 부회장 모친인 홍라희 여사,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의 방청 여부가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끝내 방청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원 주변에는 BBC와 블룸버그·CNBC·NHK 등 각국 언론사 취재진 수십여명이 모이는 등 전 세계적 관심이 쏠렸다. /진동영·신다은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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