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발표 3주가 지나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서울과 신도시 아파트 시장이 지역별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대체로 여전히 거래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반면 판교, 분당, 평촌 등 일부 신도시는 ‘풍선 효과’에 힘입어 소폭이나마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
27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8·2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서 벗어난 서울 인근의 신도시들은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며 조금씩 호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주 판교신도시의 아파트값은 0.37%로 1·2기 신도시를 통틀어 가장 많이 올랐다. 판교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171㎡는 최근 대책 발표 전보다 5,000만원가량 오른 16억7,000만원에 팔렸다. 128㎡도 8·2 대책 전 12억8,000만∼13억원 하던 것이 최근 13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평촌 일대의 아파트 가격도 강세다. 향촌마을 롯데 아파트 110㎡는 6억원이 넘지만 매물이 나오면 거래가 이뤄진다. 분당의 아파트들은 호가가 대책 이전의 가격을 유지하거나 다소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반면 분당 지역의 경우 호가만 다소 올랐을 뿐 매수 문의가 거의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출 규제에서 빠진 일부 신도시에서도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주 부동산114 조사에서 화성 동탄(-0.01%)과 광교(-0.5%)는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도 8·2대책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8·2 대책 이후 고점 대비 수천만원에서 1억∼2억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팔린 이후 추가 하락세는 진정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11일 조사 기준 0.25% 하락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18일 조사에서 -0.16%, 25일 조사에선 -0.03%로 낙폭이 차츰 둔화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파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나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등지의 중개업소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취득해 매매가 가능한 아파트들도 팔리지 않고 있다.
강남권에서도 일부 단지의 경우 급매물이 팔린 뒤에 가격이 다소 반등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는 고점 대비 3,000만∼1억원가량 빠진 상태에서 추가 하락세는 멈췄다. 지구계획 심의 재료가 있는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112㎡의 경우 8·2 대책 직후 고점(15억7천만원) 대비 1억,6000천만원 떨어진 14억1,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된 뒤 최근에는 14억7,000만원으로 거래가가 올랐다.
강북권의 일반 아파트들의 경우 지역마다 온도차가 감지된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노원구 일대 아파트는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거래 시장에 찬바람이 냉랭하다. 부동산114 시세 기준 지난주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0.11% 하락하며 서울 25개 구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반면 대책 발표 전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았던 강북의 도봉(0.15%)·동대문(0.15%)·구로(0.13%)·성북구(0.13%) 등은 지난주 실수요자들이 찾아오면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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