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는 나이키와 KEB하나은행, KT, 네이버, 교보생명, 현대자동차, 아시아나항공, 코카콜라, 서울우유 등 9개사와 후원 계약을 유지하고 있지만 본선에 나가지 못한다면 재계약이 어렵게 되거나 계약 금액이 대폭 삭감될 상황이었다.
올해 예산으로 798억원을 편성한 축구협회는 절반에 가까운 418억원을 후원액 등 자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예산 규모가 줄어들면 올해 187억원의 대표팀 운영비와 158억원을 배정한 FA(축구협회)컵, 초중고·대학리그 등 국내 대회 운영비, 72억원이 드는 생활축구 예산 등이 대폭 삭감될 수 있어 만만찮은 후폭풍이 우려됐었다. 조 3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가더라도 아시아 관문을 거쳐 북중미 4위와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대결로 본선행 티켓을 따는 것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프로축구연맹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대표팀의 조기 소집으로 K리그 클래식 일정을 한 라운드씩 미뤄 상·하위 스플릿 전 마지막 33라운드를 오는 10월8일 치르기로 했지만 3위 플레이오프에 나가면 일정이 완전히 뒤틀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북중미 4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가 치러지는 11월 둘째 주 A매치 기간의 상·하위 스플릿 경기 일정도 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이 본선 직행에 성공함에 따라 K리거를 소집하지 않고 해외파 중심으로 10월 예정된 유럽 평가전을 치를 가능성이 커 일정을 조정하지 않고도 리그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자칫 축구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져 K리그 관중 감소 등 시장 축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기도 넘겼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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