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과 소수자 인권교육을 하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한 뒤 인신공격에 시달리자 20여 개 시민단체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페미니즘 교육과 페미니스트 교사를 지지하는 단체들’은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모 초등학교 교사가 페미니즘 교육 필요성에 관한 인터뷰를 한 뒤 한 달 넘게 인신공격성 폭력과 명예훼손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피해 교사를 대리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지난 7월 말 ‘학교에 페미니즘이 필요한 이유 3가지’란 주제로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가 공개된 뒤 신상 정보가 공개되자 A 교사는 교실에서 동성애를 조장하고 남성을 혐오(남혐)하는 교사라는 등 인신공격을 받았다. A 씨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지금은 병가를 낸 상태다.
페미니즘 지지 단체들은 “일부 네티즌과 단체, 언론이 여성과 성소수자 차별적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부풀리고 있다”며 관련 단체와 언론매체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고 악성 게시물 작성자는 형사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교사가 국가인권위원회도 참석한 합법적 인권축제인 퀴어축제를 소개하고, 소수자 차별금지, 인권 존중을 가르쳤을 뿐이라고도 반박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 대구 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반인권적, 반성평등적인 혐오 세력을 더는 좌시할 수 없으며, 증오와 비방, 명예훼손을 일삼는 행위와 보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인권연대, 군인권센터, 한국여성의전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22개 단체가 참여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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