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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향기] 김시 '동자견려도'

보물 제783호 김시 ‘동자견려도’. /사진제공=문화재청




동자가 통나무 다리를 사이에 두고 건너지 않으려고 버티는 나귀의 고삐를 억지로 잡아끌고 있다. 둘 다 고집이 여간 아닌지라 맞잡은 줄이 팽팽하다. 나귀를 데려간다고 해 물을 먹이기를 하겠나 짐을 실리기를 하겠나. 강제로 밀어붙이는 일이 제대로 된 해법일 리 만무하건만 기 쓰는 동자나 용 쓰는 나귀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조선 중기의 화가 김시(1524~1593)가 그린 ‘동자견려도(童子牽驢圖)’이다. 김시는 ‘용천담적기’의 저자 김안로(1481~1537)의 아들이다. 그의 혼사가 있던 날 부친이 정유삼흉(丁酉三凶)으로 몰려 사약을 받게 돼 벼슬길이 막혀 평생 책 읽고 그림 그리며 일생을 보낸 문인 화가로 이름을 남겼다.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보물 제783호인 이 작품은 16세기 후반에 그려진 것으로 추측된다. 높이 솟은 소나무와 묵직한 바위가 자리 잡는 바람에 그림은 전체적으로 왼쪽에 치우친 구도를 보여준다. 나무나 바위의 묘사 등에서는 중국에서 유입된 절파화풍이 나타난다. 가로 46㎝, 세로 111㎝ 크기의 비단에 그린 수묵채색화다. 화면 왼쪽에 날카롭고 각지게 표현된 가지와 뾰족한 잎을 지닌 소나무가 화면 아래에서 위 산봉우리까지 치솟아 그림의 여백을 메우고 있다. 뒤편으로 비스듬히 보이는 산봉우리는 흑백 대비가 심한 묵법으로 그려졌는데 도끼로 찍어 생기는 단면의 모양과 비슷한 ‘부벽준기법’이 사용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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