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해양경찰의 날’ 축사에서 ‘무능, 무책임, 보신·관료주의’ 등 수위가 높은 단어를 구사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세월호 참사로 해체됐다 이번에 부활한 해경에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조직의 명운을 걸라고 당부했다.
13일 문 대통령은 인천 해경부두에서 열린 ‘64주년 해경의 날 치사’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해경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치켜세우면서도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해경은 3년 전 세월호 참사 때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조직 해체라는 아픔을 겪었다”며 “이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경은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2014년 해체, 국민안전처에 편입됐다. 하지만 이번 정권 들어 해양수산부 산하로 부활했다.
문 대통령은 “무사안일주의, 해상근무를 피하는 보신주의, 인원수를 늘리고 예산만 키우는 관료주의 등 모든 잘못된 문화를 철저하게 청산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에 바다에서 눈물을 흘리는 국민이 없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면밀하게 복기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바다에서 일어나는 재난과 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해경이 완벽하게 책임져야 한다”며 “국민이 다시 한번 기회를 준 만큼 국민 생명과 안전만 생각하는 국민의 해경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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