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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맞서 리용호도 '폭탄발언' 쏟아낼까

22일 일반토의서 기조 연설

핵개발 당위성 등 내세울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초강경 대북 발언을 쏟아내자 국제사회는 오는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에 맞대응하는 폭탄발언을 이어가며 북미 간 충돌이 격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유엔본부가 위치한 뉴욕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22일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북한을 대표해 약 15분간 기조 연설을 할 예정이다. 통상 북측 기조연설은 자국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미국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올해 연설에서도 리 외무상은 북핵 개발의 당위성과 핵무장 능력 과시, 새 대북제재 결의안 및 미국에 대한 비난 등에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것은 그의 발언 수위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올해 유엔총회가 ‘북핵 이슈’로 도배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전례 없이 강경해진데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 파괴’라는 발언까지 쏟아낸 상황이라 이에 상응하는 북측의 ‘폭탄선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위로 북한을 비판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지목해 “로켓맨이 자살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등 연설 시간 중 5분 가량을 북한을 향한 초강경 경고에 할애했다.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총회장을 빠져나가 연설을 듣지 않았지만, 이후 NBC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보이콧했다”고 말하는 등 벌써부터 북미 간에는 심상치 않은 갈등 기류가 흐르고 있다.



리 외무상은 또 6차 핵실험에 대응해 나온 유엔 대북제재 결의 2375호에 대한 항의 메시지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외무상은 지난 18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대조선 제재 압박 책동에 매달릴수록 핵무력 완성의 종착점으로 질주하는 우리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물밑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이 압박 속에서도 꾸준히 대북 접촉을 시도해왔던 만큼 총회 기간 동안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리 외무상 등 양국 외교 수장을 포함한 대표단들이 자연스럽게 유엔본부에서 조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까지 거론해 비난한 상황이어서 물밑 접촉이 당장 의미 있는 성과로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김희원기자 뉴욕=손철특파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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