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람과 사람들’ 광주 쌍촌동 페드로 김현석씨의 특별한 게스트하우스





20일 방송되는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페드로는 집에서 세계여행 중’ 편이 전파를 탄다.

세계 일주를 위해 비행기 표를 끊는 대신 방 한 칸을 내주기로 했다. 광주광역시 쌍촌동, 낙지 골목으로 유명한 오래된 동네에 주객이 전도된 삶을 살고 있는 김현석(39)씨. 자신의 집임에도 불구하고 집 안 빈방을 전전하고 다닌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은 다름 아닌 외국인 전용 게스트하우스. 여행이 좋아 동네에서 여행하기로 결심해 만들게 되었다. 유명한 골목도. 그렇다고 관광지도 아닌 곳에 위치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어떻게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 웰컴 투 현석이네

광주 쌍촌동 낙지 골목에는 세계의 중심이 있다?! 음식점들이 즐비한 곳에 눈에 띄는 카페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안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의 주인장은 페드로 김현석 씨. 45개국 여행에서 모은 기념품들로 이 공간을 채웠다. 단골손님들은 ‘김현석’ 이름보다 ‘페드로’라고 부르는 게 더 익숙하다. 부모님마저도 ‘페드로야.’하고 부른다. ‘페드로’는 현석 씨의 세례명. 배낭을 멘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아와 이 공간에서 머물고 프랑스 직원 리아(24)도 일을 하고 있다.

맛집 외에 특별할 것 없는 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이유는 하나다. 삼십년 동안 살았던 동네라 현석 씨 손바닥 안에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 식당을 찾고 있으면 인간 내비게이션이 되어 알려주고 동네 사람들만 알고 있는 비밀장소도 소개시켜준다. 그야말로 광주 쌍촌동 토박이. 주인장을 통해 게스트들은 어떤 여행 가이드 책에서 볼 수 없던 곳을 여행하고 있다.

▲ 배낭 메고 세계로, 그리고 다시 광주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 지 4년. 1호점 가정집에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2호점까지 냈다. 지금은 독일에서부터 튀니지까지 여러 나라에서 찾아올 만큼 알려진 게스트하우스지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뚜렷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만 10년. 현석 씨 부모님은 그런 아들을 보며 왜 그렇게 사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유일한 꿈인 여행.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여행이 무슨 직업이야?” 생각만하고 있었던 여행, 가보기로 결심했다. 모아둔 돈을 가지고 비행기 표를 끊었다. 그렇게 현석 씨의 45개국 여행은 시작되었다.

여행을 하던 중, 친한 친구의 결혼식으로 입국했다가 어머니께 붙잡히고 말았다. ‘여행자를 우리 집으로 불러오면 어떨까.’, ‘우리 집이 여행의 중심지가 되게 만들면 어떨까.’ 고향에 돌아와 여행을 그리워하던 현석 씨는 자신의 집에서 여행으로 돈을 버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전 세계 여행자들은 광주로 찾아온다. 여행은 여행자가 잘 알기에 현석 씨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베풀고 그 마음에 감동한 여행자들은 친구가 돼서 다시 이곳을 찾아온다.



▲ 페드로 모자(母子)의 동상이몽

현석 씨는 광주에 정착을 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40년 동안 운전대를 잡으신 아버지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우연치 않게 시작하게 된 생선 장사가 올해로 25년째인 어머니. 밖으로만 다니는 아들을 보며 아버지는 응원해줬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한 곳에서 정착하기를 원했다. 아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여행을 꿈꿨다. 좁혀지지 않는 어머니와 아들의 갈등에서 얻은 타협점이 바로 게스트하우스였다.

하지만 불혹을 앞둔 노총각 아들이 더 늦기 전에 결혼하고 자식까지 낳았으면 하는 어머니. 그 마음과 달리 평생 여행을 하면서 사는 것이 아들의 꿈이다. 이들 모자의 갈등은 현재 진행 중. 이 싸움은 끝이 날 수 있을까.

▲ 오늘도 나는 여행한다

게스트하우스 옥상이 분주하다. 손님들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초대해 옥상에서 다 함께 영화를 보는 날이 찾아왔다. 비용은 무료다. 의자부터 빔 프로젝트 준비까지. 손이 많이 가는 일임에도 정성들여 준비하는 이유는 여행객들에겐 현지인의 삶을, 현지인에겐 여행의 느낌을 주고 싶어서다.

1년에 한 번 자신의 나이만큼 세계 여행을 한다는 김현석(39)씨는 올 겨울, 40일 동안의 시베리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365일 여행을 하고 살았던 그는 이제 여행을 끝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즐겁다. 일상이 여행이고 여행이 일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먹는 것이 이제는 기대된다고 말하는 현석 씨, 그는 오늘도 집에서 여행을 한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