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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가 위안부 소재를 휴먼 코미디에 녹인 이유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현재를 진솔하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쳐스




그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극영화 등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세상에 공개되었다. 기존의 일본군 ‘위안부’ 사안을 다룬 영화들이 피해자 할머니들의 과거와 아픈 참상에 주목했다면, <아이 캔 스피크>는 사건보다 사람에 집중, 무겁게만 느껴지던 이 사안을 휴먼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 대중적으로 녹여내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실이 밝혀지는 이야기.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구청 직원보다 먼저 출근, 하루도 빠짐 없이 민원을 신고해 온 ‘옥분’(나문희)은 동네 사람들도 혀를 내두르는 오지랖을 자랑한다. 소소한 일상 속,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서 구청과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길고 얇게 투쟁하는 그녀의 모습은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뽐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부, 그녀가 오랜 세월 동안 강요 받았던 침묵의 사연이 공개되면서, 관객들에게 놀라운 감동을 선사한다.

<아이 캔 스피크>는 영어를 직접 배우고 미 의회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공개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을 하는 등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옥분’의 모습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용기 있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동안 대중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과거의 고통으로 인해 힘들고 아픈 피해자로만 인식되었다면, <아이 캔 스피크>는 ‘옥분’ 캐릭터를 씩씩하고 용감한 여성으로 그리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노력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남성 중심의 강하고 거친 영화들이 사랑 받아 왔던 한국 영화 시장 속 <아이 캔 스피크>는 이례적으로 70대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과거가 아닌 현재의 일상을 살아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모습을 진정한 주체로 조명, 뜨거운 호평을 이끌고 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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