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그룹이 베트남에 투자전문회사를 설립했다. 태광실업그룹을 베트남의 국민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의 ‘베트남 드림’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그룹은 최근 베트남 투자전문회사인 ‘티케이인베스트먼트 비나(TK INVESTMENT VINA)’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태광실업그룹의 신발제조 공장인 ‘태광비나’가 위치한 베트남 동나이성에 설립됐으며 초기 설립 자본금은 10만달러, 법인 대표는 박 회장과 이형진 태광비나 부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태광실업그룹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설립한 것”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 (운영방식이나 투자처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태광실업이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전문적으로 이를 전담하기 위해 투자사를 설립한 것으로 본다. 실제로 태광실업은 1994년 ‘태광비나’ 설립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10여개 법인을 설립했으며 올해도 남딘 석탄화력 발전소 설립·운영권을 따내고 떠이닌성 목바이 경제특구 산업단지 조성 등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베트남 최대 물류회사인 제마뎁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자 베트남 현지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투자 활동을 전담하는 회사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태광실업그룹이 뒤늦게 제마뎁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가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베트남 정부와 친밀하고 현지 사정에 밝은 태광실업으로서는 M&A 전문성만 확보한다면 베트남 투자가 훨씬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베트남 현지 투자회사 설립으로 박 회장의 ‘베트남 드림’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다. 박 회장은 최근 들어 기존 신발제조업에서 벗어나 화학과 부동산개발 등으로 베트남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특히 베트남 경제가 고속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회사의 활용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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