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대학 입학과 직결되는 일반고등학교 지원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부터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의 우선 선발권이 폐지되는 만큼 올해는 일반고가 후순위로 학생을 뽑는 마지막 해다. 일반고는 특수목적고에 비해 내신 따기가 수월하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하지만 자사고·외고의 존재로 일반고가 황폐화하면서 일반고의 절반 이상은 서울대에 학생을 한 명도 보내지 못하는 등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다. 어떤 일반고가 대입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지 알아봤다.
2017학년도 대입 분석 결과 외고·국제고 출신자의 서울대·연세대·고려대(SKY권) 합격률은 19.1%, 서울 주요 11개 대학 합격률은 56%인 반면 일반고 출신의 SKY 합격률은 2.2%, 주요 11개 대학 합격률은 8.3%에 그쳤다. 일반고의 경우 SKY대는 내신 1등급 초중반, 11개 대학은 2등급 중반에 들어와야 합격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적 분석이다.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 이상 배출한 일반고는 706개로 전국 1,686개 일반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자사고와 특목고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내신 관리를 위해 일반고 진학을 택하는 경우가 있지만 현실은 다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일반고는 주로 서울의 교육특구 소재 고교와 지역 명문고가 대부분이다. 서울 강남의 단대부고가 지난해 총 25명을 서울대에 진학시켜 1위를 차지했고 수지고·한일고·서울고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대 합격 일반고 상위 10곳 중 5곳이 서울 8학군에 몰려 있다.
대입에서 내신에 승부를 걸고자 한다면 수시 합격 비율이 높은 학교를 택해야 한다. 2017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10명 이상 배출 학교를 보면 상문고(서울 서초구)가 수시 합격자 비율이 90.9%로 가장 높고 경기여고(서울 강남구) 80%, 한영고(서울 강동구) 7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정시 합격자 비율이 높은 학교는 운정고(경기 파주시·93.2%), 세마고(경기 오산시·90%), 화성고(경기 화성시·90%), 강서고(서울 양천구·88.2%) 등이다.
올해 일반고는 자사고와 특목고(전기고) 입시가 모두 종료되는 12월 중순부터 시도교육청별로 원서 접수를 시작해 내년 1월 말에서 2월 초께 배정 학교 발표가 마무리된다. 일반고는 특목고·자사고에 비해 내신 관리가 용이한 만큼 대입에서 수시에 승부를 걸 학생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국단위 선발 자율학교, 교육특구 일반고, 지역 명문 일반고의 경우 오히려 내신 관리가 힘들고 수능에 더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별도 선발하는 전국단위 선발 자율학교 등을 준비하는 경우 희망 학교의 전형에 따라 내신 성적 관리와 면접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 후기고에 지원한다면 학군 내 학교들의 대입 실적, 수시·정시 합격 비율 등 여러 정보를 따져보며 본인에게 적합한 학교를 최우선 지망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추첨을 통해 배정되므로 원하던 학교에 배정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임 대표는 “과거 진학 실적과 재학생 수능 성적 현황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내신 따기 쉬워 보이는 학교를 선택하면 비교과, 수능 관리 소홀로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진학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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