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병대’라고?
‘포병대’는 단어조차 생소하다. 없던 조직이기 때문이다. 내년에 시작해 오는 2020년대 중반까지 완료될 군 구조개편에서 보병여단의 화력을 맡을 단위부대를 뜻한다. 새로 선보일 ‘보병여단’ 역시 기존의 후방형 보병여단과는 완전히 다른 부대다. 군 구조개편으로 임무와 역할이 많아지고 작전 반경은 최대 4배 넓어질 군단과 사단의 핵심 전투부대가 바로 개편될 보병여단이다.
새로운 보병여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포병대. 사단 화력이던 105㎜ 곡사포를 여단의 직할부대로 운용하게 된다. 그것도 기존 105㎜ 곡사포가 아니라 생존성과 기동력·정확도 등에서 훨씬 강력해진 차량탑재형 105㎜ 곡사포여서 보병여단의 화력은 기존 보병연대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산악지형의 동부전선과 평지가 많은 중·서부전선 등 지역에 따라 포병대가 운용할 자주화 105㎜ 곡사포는 수량이 다르다. 대대보다는 작고 중대보다는 큰 규모다. 포병대의 지휘관도 소령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병연대가 여단 체제로 바뀌고 포병대가 들어오면서 연대 직할 화력이던 ‘전투지원중대’는 없어진다. 전투지원중대가 운용하던 106㎜ 무반동총과 4.2인치 박격포는 후방의 동원사단에 넘겨지거나 전시용 예비물자로 비축될 것으로 보인다. 106㎜ 무반동총이 담당하던 대전차 저지 임무는 현궁 대전차 미사일이 대체한다. 현궁뿐 아리라 군은 단거리 대전차 로켓을 개발해 중대급, 대대급까지 내려보낼 계획이다. 보병여단의 전반적인 전투력은 이전 보병연대와 비할 게 아니다.
문제는 돈이다. 최대 700여문에 달할 개량 대상을 모두 바꾸는 데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당장 내년부터 생산이 필요하지만 예산 당국과의 협의에서 신규 사업 예산이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한 예비역 장성은 “지난 2000년대 초반 102보병여단을 기계화보병여단으로 개편했지만 막상 장갑차가 없어 트럭에 ‘장갑차’라는 표식을 붙이고 훈련했던 웃지 못할 촌극이 다시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