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다.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영양에 처음 입향한 조원(1511~?)의 손자 조임(1573~1644)이 1602년 건립했다. 북쪽의 야산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반변천과 농경지를 바라보고 있는 배산임수의 형태를 이룬다.
국가민속문화재 고택은 18~19세기 건립된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17세기 건립된 ‘영양 한양조씨 사월 종택’은 건립연대가 비교적 이르다. 또한 건립과 중수 등의 기록을 알 수 있는 문헌과 편액 등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조임의 사월문집책판은 타 문중의 책판과 함께 ‘한국의 유교책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종가의 중요한 의례인 제례 역시 4대봉사, 명절제사, 묘사 등이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
고택은 ‘ㅁ’자형 본채와 왼쪽의 방앗간채, 오른쪽 뒷면의 별도영역을 이룬 사당으로 구성된다. 본채는 경북지역 상류 주택의 보편적인 특징인 ‘ㅁ’자형의 공간구성을 취하고 있으나, 사랑채는 ‘ㅁ’자형의 바깥에 자리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사랑채가 안채로부터 분리돼가는 과도기적인 모습으로 17세기 경북지역 주택의 중요한 건축적 특징이다.
영덕 충효당 종택(국가민속문화제 제168호), 영덕 무안박씨 무의공파 종택(국가민속문화제 제268호) 등에서도 나타나는 이러한 공간구성은 조선 중기 성리학적 질서가 자리잡으며 남성의 활동공간인 사랑채가 분리되는 변화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안동문화권의 ‘ㅁ’자 가옥 중에서도 독특한 평면형태로 한양조씨 사월종가 가문이 영덕 지방 가문들과 혼인으로 연결된 점을 미뤄볼 때, 주택의 평면형태가 지역적인 특징과 더불어 혼인 관계에도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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